사모펀드와 M&A(기업인수합병)용 공모펀드의 도입으로 적대적 M&A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기업들의 경영권 방어에 비상이 걸렸다.

특히 대주주 지분이 작아 적대적 M&A의 위험에 그대로 노출돼있는 코스닥 등록(상장)기업들은 <>전략적 제휴를 통한 상호지분출자 와 우호지분 확보 <>자사주 매입확대를 통한 유통물량 축소 등 경영권안정을 위한 다각적인 대책마련에 나섰다.

29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코스닥등록(상장)기업인 삼보정보통신은 우호지분 확보를 위해 국내외 기업으로부터 자본을 유치키로 하고 현재 4개 업체와 협상을 벌이고 있다.

이명훈 삼보정보통신 상무는 "총발행주식의 85%이상을 소액주주가 갖고 있는데다 최대주주의 지분이 3% 밖에 되지않아 경영권방어 차원에서 자본유치를 추진중"이라고 밝혔다.

이 회사는 자본금(64억원)의 약 20%에 해당하는 자금을 유치,우호주주를 확보키로 했다.

코스닥등록기업인 D사는 자사주 매입을 적극 검토중이다.

이 회사 관계자는 "우호지분을 합하면 경영권 방어에는 문제가 없으나 그린메일(green mail:특정한 세력이 일부 종목을 매집한 뒤 비싼 값에 되 사줄 것을 요구하는 행위)의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어 자사주매입을 통해 유통물량을 줄이기로 했다"고 말했다.

증권거래소 상장기업인 메디슨은 적대적 M&A 방어를 위해 자사주를 매입키로 했다고 이미 공시했다.

자회사인 한글과컴퓨터의 지분 19.2%를 매각,자사주매입에 필요한 현금유동성을 확보한다는 구체적인 계획까지 내놓았다.

제2주주인 중앙종금이 최근 지분 1백60만주를 처분한 골드뱅크도 시장의 동향에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이 회사 관계자는 "특정인이 주식을 대거 인수했다는 풍문이 있지만 사실 확인이 안된다"며 "소액주주 보유지분이 60%에 달하는 만큼 시장움직임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밖에 코스닥등록기업인 H사와 S사의 경우도 특정업체가 지분확보에 나섰다는 소문이 돌고 있어 바짝 긴장해 있는 상태다.

LG경제연구원의 김민태 위원은 "정부가 M&A시장을 활성화시킴으로써 대주주의 지분확대를 유도해 기업지배구조를 건실화한다는 확실한 의지를 갖고 있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김 위원은 특히 "인터넷기업등의 경우 기업간 합병이나 제휴를 피할 수 없는만큼 M&A를 둘러싼 치열한 공방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M&A전문 자문업체인 현대M&A컨설팅 이춘호 팀장은 "경영권 방어에 관한 자문의뢰가 들어오는등 시장의 분위기가 달라지고 있다"며 "상호출자나 제휴 그리고 장내에서 주식을 매입하는등 당분간 대주주가 지분늘리기에 나서는 기업이 크게 늘어날 전망"이라고 밝혔다.

이 팀장은 또 "증권거래소 상장기업인 신광기업의 사례에서 보듯 그린메일에도 대처해야하는 상황이어서 앞으로 기업들의 경영권 방어비용이 크게 늘어날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조주현 기자 fore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