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부는 15일 남북정상이 비전향장기수 문제를 해결키로 합의함에 따라 비전향 장기수가 원한다면 북한으로 보낸다는 입장을 정리하고 실태 조사에 나섰다.

법무부는 현재 복역중인 장기수는 없으며 지난 98년과 지난해 3차례 사면을 통해 석방된 26명의 비전향장기수가 국내에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법무부는 비전향장기수들이 ''북한행''을 원할 경우 희망자 모두를 북한으로 보낸다는 방침을 정한 상태다.

이에 따라 우선 북한측의 협조를 얻어 송환희망자의 가족이나 친인척이 북한에 생존하는지를 파악하기로 했다.

북한에 연고가 없을 경우 남한에 남기를 원하는 이들도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비전향장기수 송환추진위(상임대표 권오헌 민주화실천가족운동협의회 공동대표 등 4명)는 생존하는 비전향장기수는 대략 80여명에 이른다고 밝히고 있다.

이 가운데 송환희망자는 북한에 가족과 연고가 있는 50여명 정도로 집계하고 있다.

김인서(74) 함세환(68) 유운형(76)씨 등 12명의 빨치산 출신과 정치공작원 출신이 포함돼 있다고 설명했다.

비전향장기수 문제는 그동안 남북한의 뜨거운 감자였다.

남북대화 때마다 북한은 비전향장기수 송환을 주장했고 남한은 국군포로와 교환을 요구하며 첨예하게 맞서 왔기 때문이다.

지난93년 3월 김영삼 정부는 남북관계의 개선을 위해 비전향장기수 이인모씨를 북한으로 송환하는 특단의 조치를 취했다.

그러나 북한이 이씨를 체제선전 등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바람에 비전향장기수 송환문제는 정부내에서 공식적으로 거론되지 않았다.

그후 5년이 지난98년 3월 김대중 대통령 취임 특사로 김인수(78) 윤용기(75) 홍경선(76)씨 등 7명의 장기수가 처음으로 석방됐다.

지난해 2월에는 김 대통령 취임 1주년 특사를 통해 40년을 복역해 국내 최장기수로 불리던 우용각(71)씨를 비롯해 장기수 17명이 석방됐다.

또 지난 연말 밀레니엄 대사면을 통해 15년이상 복역한 남파간첩 출신 공안사범 신광수(71) 손성모(72)씨가 마지막으로 풀려났다.

한편 정부는 비전향장기수 북송을 국군포로와 납북민간인 교환문제와 연계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국군포로 규모는 2만여명, 납북민간인 숫자는 4백50여명으로 추정된다.

김문권 기자 mk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