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판지업계의 올해 1.4분기 영업이익은 약 2백5억원으로 추정된다.

이 규모는 99년 업계 전체 영업이익의 95%를 차지하는 높은 수준이다.

이같은 실적호전의 주 요인은 제품가격 상승에 있다.

올해 연간 영업실적도 사상 최대였던 95년 수준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골판지 업계는 그동안 국내 판매가격 인상이 좌절되자 수출확대로 방향을 선회했었다.

이 영향으로 국내 원지부족 및 재고감소 현상이 일어나면서 국내 가격이 상승하는 과정이 나타났었다.

실제로 1.4분기 제품 판매가격을 보면 골심지의 경우 전년동기에 비해 38.5% 상승한 t당 36만원이다.

라이너지(고급+중급지)는 t당 49만원으로 22.5% 올랐다.

지난해 4월 고지 또는 폐지 등 원재료 가격이 오르자 원지업체들은 국내 판매가격 인상을 시도했다.

그러나 원지를 공급받아 상자를 만드는 중소업체(일명 지함업체)들이 반발하고 나섰다.

이들은 단가인상이 불공정거래라며 공정거래위원회에 제소,원지업체의 가격인상노력을 무위로 끝나게 했다.

당시에 골판지원지의 수출가격이 내수보다 높게 형성됨에 따라 원지업계는 실패로 끝난 국내가격 인상보다는 수출을 늘리는 쪽으로 방향을 선회했다.

이후 원지업체들은 수출을 집중적으로 늘렸다.

수출의 원화환산 가격이 내수가격보다는 평균 5% 높게 나타나므로 마진을 더 남길 수 있기 때문이다.

국내 판매방식은 현금판매에 비해 약 6~8% 할인효과를 가져오는 어음판매(3~4개월 지연결제)인 반면 수출가격은 운송료까지 포함되므로 가격이 더 높다.

골심지 경우 C&F(운송료 포함)가격과 어음판매라는 점을 감안할 때 원화환산 수출가격이 내수보다 약 9% 높은 수준이다.

원지업체들이 수출을 늘림에따라 원지의 국내 공급이 원활하지 않게 됐다.

그에따라 골판지 재고가 감소돼 국내 원지가격 상승세를 견인하게 됐다.

실제로 99년 3월말(1.4분기) 골판지 재고는 13.2만t으로 최고 수준을 기록한 이후 최근에 약 7~8만t까지 감소했다.

특히 올 1.4분기 총수요 대비 재고수준이 전년동기 26.3%에서 지난 4월에는 6~7%까지로 하락했다.

최근 골판지의 재고는 직전 호황기였던 95년 수준에 이른 것으로 판단된다.

올 2.4분기 이후에도 국내 골판지원지 내수가격은 강보합세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주 원재료인 국제 폐지(OCC)가격이 강세를 보이고 있고 중국 등 아시아권 국가들의 포장재수요 증가로 골판지 수요가 꾸준히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골판지 원지와 상자를 동시에 생산하는 한국수출포장의 경우 가격상승기에 시너지 효과가 예상된다.

아세아제지 동일제지 신대양제지 태림포장 등의 실적향상도 기대된다.

안상희 대신경제연구소 선임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