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배당 기업이 대폭 늘어난 것은 뭐니뭐니해도 기업들의 영업실적이
호전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현금배당과 달리 이익금을 사외로 유출하지 않고 설비투자 등을 위해 사내에
쌓을 수 있는데다 자본금이 늘어 재무구조개선 효과도 거둘 수 있다는 주식
배당의 이점도 고려된 것으로 보인다.

상장사들은 올해 사상 최대의 순익을 낼 것으로 전망된다.

따라서 주주들의 배당압력도 전에 없이 강하다.

주주권리 찾기가 확산되는 추세여서 배당을 늘리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하지만 현금배당으로 이익금을 써버리고 나면 자금수요가 발생할 때 차입
으로 충당해야 한다.

주주들의 요구에 부응하고 장차의 자금수요에 대비하기 위해 주식배당을
늘리고 있다고 증권업계 관계자들은 설명한다.

<> 주식배당 급증 배경 =SK증권이 최근 4백43개 12월결산 상장사의 실적을
추정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12조8천4억원의 사상 최대 흑자를 기록할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에는 6조9천4백99억원의 사상 최대 적자를 냈다.

그만큼 배당여력이 생겼다.

업종별로는 전자.통신장비의 순이익이 지난해에 비해 무려 5천3백38%
늘어난 5조8천6백20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됐다.

의료정밀기기, 사무기기, 자동차.운수장비 등도 6백% 이상의 순이익 증가율
이 전망됐다.

전기기기, 건설, 도소매, 서비스.오락업종은 흑자전환이 예상됐다.

증권거래소 관계자는 "사상 최대의 흑자로 주주들의 배당요구가 높아졌다"
고 말했다.

"여기에다 IMF 관리체제 편입이후 위축됐던 투자가 본격화될 것으로 보여
상장사들이 사내 현금을 쌓는 대신 현금유출이 없는 주식배당을 늘리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 주식배당 예고 현황 =주식배당 예정업체를 업종별로 보면 제약이 11개사
로 가장 많다.

다음은 음식료 10개사, 전자 7개사, 화학 기계운수장비 각각 5개사, 건설
목재.제지 각각 4개사 등의 순이다.

회사별로는 기라정보통신이 20.0%(주당 0.2주)로 가장 높은 주식배당을
예고했다.

다음은 주택은행과 동방아그로로 10.0%의 주식배당계획을 발표했다.

동일고무벨트 한일철강 세림제지 등은 8~8.35% 배당을 하기로 했다.

나머지 회사들의 예정배당률은 8% 미만이다.

64개 기업중 32개사는 지난에 이어 2년 연속 주식배당을 하기로 했다.

이중에서도 대림산업 현대건설 한일철강 유성기업 한진중공업 신라교역
에스원 세림제지 성안 천일고속 한진 삼영무역 대상 삼일제약 동아제약
중외제약 종근당 보령제약 한미약품 대덕산업 대덕전자 새한전기 한국코아
한솔텔레콤 제일약품 현대종합상사 SK상사 등 29개사는 지난해 주식배당과
함께 현금배당을 실시했다.

올해도 마찬가지로 주식배당 외에 현금배당도 기대해 볼만하다.

<> 배당투자 =12월 결산사들의 주식배당 예고로 연말 배당투자 열기가 더욱
달아오를 전망이다.

12월결산 상장사는 결산기말인 12월 31일 현재 주주명부에 등재된 주주에게
배당받을 권리를 주고 있다.

따라서 배당투자하기 위해서는 증시폐장일 이전에 주식을 사놓으면 된다.

주식매매 결제에 3일이 걸리기 때문에 예년 같으면 29일까지 매수하면
됐으나 올 연말에는 Y2K(컴퓨터 2000년도 인식오류) 문제로 주식시장이 28일
문을 닫는다.

주식배당에는 현금배당과 달리 배당률만큼 주가를 인위적으로 떨어뜨리는
배당락이 뒤따른다.

배당을 받은 기존주주와 다른 투자자들간 형평을 맞추기 위한 것으로 무상
증자의 권리락과 같은 개념이다.

배당락은 증시가 개장되는 2000년 1월4일에 종목별로 이뤄진다.

< 김홍열 기자 comeon@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2월 17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