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은행(IBRD)이 시장지표채권을 운영하는 등 채권시장을 대폭 개혁하도록
정부에 권고했다.

이에따라 정부는 국민주택 1종채권을 미국의 재무성채권(T본드)처럼 시장
지표채권으로 지정하는 등의 개선방안을 증권거래소와 협의중이다.

20일 재정경제원과 증권거래소 증권업협회에 따르면 세계은행은 국내
채권시장에 외국인 자금이 예상보다 적게 들어오는 이유가 수익성보다는
채권시장의 제도미비에 있다고 보고 이같이 권고했다.

세계은행이 제기한 채권시장 개선방안은 <>시장지표채권의 개발 <>국채강제
매각 등 정부의 채권시장 개입중단 <>채권 유동성을 높이기 위한 시장조성
금융기관(딜러) 지정 등이다.

채권시장 개선방안을 협의하기 위해 최근 내한한 세계은행 자본시장개발국의
델 밸리 수석연구원은 "한국채권시장에 외국인이 들어오지 않은 것은 시장
움직임을 나타내는 수익율이 공시되지 않고 매수매도주문을 내는 시장조성
금융기관(딜러)이 없어 유동성이 떨어지기 때문"이라며 구조적인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부는 세계은행의 이같은 지적에 따라 지난 18일 증권감독권 거래소 협회
등 유관기관과 증권 투신 은행업계 관계자 증권경제연구원 연구위원 등
14명으로 구성된 채권시장제도개선 실무작업반을 구성했다.

이들은 이날 현재 국민주책1종채권을 시장지표채권으로 지정, 수익률을
실시간으로 공시하는 방안을 놓고 의견을 수렴하고 있다.

증권거래소 관계자는 "장기채시장이 발달하지 않은 현 상황에서 만기 5년인
국민주택1종채권이 시장지표채권으로 가장 적합하다"며 증권사들에게
국민주택채권1종을 거래소를 통해 거래하도록 요청했다고 말했다.

증권거래소는 앞으로 국민주택1종채권의 수익율을 미국의 재무성증권처럼
실시간으로 공시, 채권투자자들이 참고할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채권시장제도개선반은 앞으로 4개월동안 시장지표채권개발 외에 국채 등
장기채시장 활성화방안, 시장조성금융기관 확충방안 등 채권시장의 제도개선
방안을 마련, 6월말쯤 종합개선방안을 공식 발표할 예정이다.

한편 지난해 12월 31일 채권시장이 완전개방된후 1월 한달동안 외국인이
국내 채권에 투자하기 위해 투자등록증을 발급받은 건수는 2백81건으로
지난해 한달평균(75.5건)보다 4배가량 많았다.

그러나 외국인들의 국내 채권투자액은 올들어 지난 19일 현재까지
8천5백6억원으로 주식투자액에 비해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 시장지표채권이란 ***

시장지표채권이란 시장의 중심이 되는 채권을 말한다.

다른 채권들은 이 채권의 수익률을 기준으로 지급불능위험을 감안해 수익률
을 결정하게 된다.

지표채권이 되려면 지급불능위험이 없고 시세가 연속적으로 형성되는 조건을
갖춰야 한다.

미국에서는 30년 만기의 재무부채권(TB), 일본 독일 영국에서는 10년만기의
국채를 시장지표채권으로 사용하고 있다.

국민주택1종채권의 경우 표면금리 5%에 첨가소화형으로 발행되지만 지급
불능위험이 없고 거래가 많아 지표채권으로서의 요건을 갖춘 것으로
증권거래소는 보고 있다.

채권시장에서는 현재 은행보증 3년만기 회사채의 평균수익률이 시장대표
수익률로 사용되고 있으나 종류가 많아 지표채권으로서의 기능은 하지 못하고
있다.

<박주병 기자>

(한국경제신문 1998년 2월 2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