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통신 로이터통신 일본경제신문 등 외국의 언론사들이 12월 결산 상장회사
의 상반기 영업실적자료를 구하려고 상장회사협의회 등을 잇따라 방문,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외국 언론사가 국내 기업의 반기 결산실적 자료를 직접 요청한 전례가
없는데다 시기적으로도 대기업 부도파문과 은행 부실화, 국가신용도 위기
등 여러가지로 어려운 상황이어서 주목된다.

상장회사협의회는 15일 이들 언론사에 상반기 결산실적자료를 모두 배포
했다.

외국언론사들이 이처럼 상장회사들의 결산실적에 관심을 갖게 된 일차적인
이유는 올 하반기 예정된 외국인 투자한도 추가 확대로 한국기업에 대한
외국투자자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는 점이다.

올 하반기중 소득세법 시행령 개정으로 일본 투자자의 한국 주식에 대한
양도차익 과세문제가 해결될 것이란 점도 일본 언론계의 관심을 끌기에
충분하다고 증권관계자들은 말한다.

그러나 한편에서는 외국 언론사의 상반기 실적자료 요청이 한국경제에 대한
전반적인 재검토작업이 시작됐다는 신호탄이 아니냐는 해석도 있다.

한보 삼미 진로 대농 기아 등 대기업의 부도및 유예협약 적용으로 경제가
휘청거리고 은행마저 부실화되면서 국가신용도 자체가 흔들리는 상황과도
맞아 떨어지고 있다.

무역적자 확대가 지속되는 가운데 한두개의 대기업이 추가로 부도를 내면
한국경제가 뿌리째 흔들릴 것으로 판단, 한국기업의 실적을 놓고 분석작업에
들어간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다.

이에 대해 상장회사협의회 서진석 부회장은 "한국경제의 회복여부, 은행의
신용도 문제에 대해 외국 언론사들의 관심이 많다"며 "국내 기업의 실상과
전망을 보도하기 위해 자료를 요청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현승윤 기자>

(한국경제신문 1997년 8월 1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