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에 상장법인들이 자사주를 적극 취득한 것으로 나타났다.

6일 증권감독원에 따르면 96년 한해동안 상장법인의 자사주 취득은 1백10개
사 7천9백55억원어치로 95년의 97개사 7천58억원에 비해 금액기준 12.7%
증가했다.

반면 보유자사주의 처분은 19개사 2백9억원으로 95년의 18개사 3천1백63억원
에 비해 93.4%나 줄어들었다.

상장사들이 자사주 취득에 적극적이었던 것은 증시 침체로 주가가 크게
떨어져 자금조달을 하기 힘들어진데다 잇따른 적대적 M&A(인수합병) 사례로
경영권을 안정시키려는 목적이 있었기 때문으로 나타났다.

회사별로는 삼성전자가 가장 많은 2천9백61억원어치의 자사주를 사들였으며
현대자동차(8백96억원), 포철(5백23억원), 대우(4백57억원), 삼성전관
(3백36억원) 등의 순으로 많이 취득했다.

그러나 이들 기업의 주가는 삼성전자가 연초 14만2천원에서 폐장일 4만5천
5백원으로 68% 폭락한 것을 비롯 현대차 42%, 포철 28%, 대우 27%, 삼성전관
29% 등의 하락률을 기록, 자사주 취득이 주가 안정에는 큰 효과가 없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증권당국은 현행 자사주 취득제도가 내부자거래에 이용될 소지가
큰데다 주가 관리를 목적으로 한 주식취득이 원칙적으로 불공정거래 규제
취지에도 어긋나는 등 문제가 있어 자사주의 취득 요건을 강화하는 등의
규제방안 마련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증권당국 관계자는 일정한 재무요건을 갖춘 기업에 대해서만 자사주 취득을
허용하고 유.무상 증자나 합병을 전후한 자사주의 취득을 금지하는 한편
취득목적도 우리사주 조합원에게 상여금으로 지급하는 경우 등 구체적으로
제한하는 방안 등이 검토되고 있다고 말했다.

< 박주병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월 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