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봉수 < 선경증권 이사 >

지나간 주가그래프의 움직임을 보면 주식가격의 정점, 저점이 언제였는지를
정확히 알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주식운용을 잘했는지 여부를 평가하는 입장에 있는 사람들은
"주식을 바닥권에서 사서 정점부근에서 왜 팔지 못했느냐"라고 운용담당자들
을 힐난한다.

그렇지만 누구에게나 내일의 주가나 한달후의 주가가 어떻게 될 것인가
전망을 한다는게 쉬운 일이 아니다.

채권수익률도 마찬가지다.

지나간 수익률 곡선을 보면 언제사서 언제 팔아야 한다는 정답이 눈에
보인다.

그러나 운용을 결정하는 싯점에서 채권을 사야할 것인가 팔아야 할 것인가
를 판단하라면 결코 쉽지 않다.

주가나 채권수익율의 추세선은 어느 수준까지는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려는
속성이 있다.

따라서 추세선이 진행되고 있는 동안엔 전망하기가 어렵지는 않지만
그 추세선이 전환되는 변곡점 부근에서는 전망이 극단적으로 엇갈리게
마련이다.

95년 4월~5월 채권 수익률은 14%대에서 상승추세선이 마무리되고 하강추세
선이 시작되어 96년 4월 10.4%로 사상 최저 수익률을 기록하고 변곡점을
형성했다.

이 때만해도 수익률은 10%대도 깨고 한자리 숫자 시대에 돌입할 것이라는
전망이 매우 우세했다.

이렇듯 추세선이 전환되는 변곡점 부근에서는 그때까지 형성돼온 추세선
형성논리의 목소리가 커지게 마련이고 추세선의 전환가능성에 대한 목소리는
상대적으로 줄어들게 마련이다.

그럼에도 추세선의 전환 변곡점은 나타나며 일정기간이 지난후에 추세반전
을 공감하는 싯점에서는 선취 매도.매수세력에 의하여 전환된 방향으로
강한 탄력이 붙게 된다.

추세선의 반전이후 공감대가 형성되는 싯점에서는 이미 수익률은 상당히
움직인 이후이다.

때문에 현명한 운용담당자는 추세선의 반전이 이루어지는 변곡점 부근에서
운용방향을 결정해야 하는 고독한 결단을 내려야 한다.

현재의 수익률 추세도 6개월여의 상승 추세에서 하락반전으로 변곡점을
형성할 것인지의 여부에 대한 논란이 많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10월 3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