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 진출하려는 외국 투신들은 자사 수익증권의 국내판매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어 국내 증권사와의 합작에 제대로 성사되지 않고 있다.

합작을 통해 독자적인 상품개발이나 운용노하우를 익히려는 국내증권사들의
이해와는 상충되는 데다 특히 중소형사들은 판매망이 적다는 점에서 합작
투신 설립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12일 대우증권 국제영업관계자는 "코리아펀드(KF) 운용을 맡고 있는
스커드사와 연초부터 합작투신 설립문제를 협의했으나 스커드측에서
자사상품 판매를 주장하는데다 지분및 운용권에 대한 견해가 엇갈려
성사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스커드측은 동아증권과 합작투신 설립문제를 논의했지만 동아의
지점망이 적다는 이유로 협상파트너를 대형사인 대우증권으로 돌리는 등
중소형사들이 합작사를 세우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는 실정이다.

또 쌍용투자증권의 박정삼이사는 "외국투신들이 대부분 한국시장을 중요시
해 자사 수익증권의 국내판매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밝혔다.

최근 쌍용측과 합작사를 설립키로 합의한 템플턴사도 협상초기엔 자사상품
의 독점판매를 주장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외국 투신들이 자사상품의 국내판매에 주력하는데 대해 증권관계자
들은 "기본적으로 이들이 한국을 자본수출국으로 인식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국내진출에 관심을 가진 외국 투신들은 머큐리 크레디트스위스 슈로더
자딘플레밍 인베스코 노무라등 20여개사에 달하고 있다.

또 미국최대의 투자기관인 피델리티는 아직은 한국진출의향을 비치지
않았고 스커드는 단독진출(97년 12월이후)쪽으로 기운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대형D증권 국제영업관계자는 "합작투신을 만들지 않을 경우 선진투자
기법에 대한 노하우를 터득할 기회를 잃는데다 외국사들이 단독 진출할
경우 외국사들이 국내시장을 선점할 우려가 있다"고 밝혔다.

< 손희식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8월 1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