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검중수부가 노태우전대통령의 비자금사건에 대한 수사결과를 발표함에
따라 주식시장은 그동안 장세를 짓눌러온 장외악재에서 벗어나게 됐다.

이번 검찰의 발표가 장외악재를 해소시켜 투자자들의 투자심리회복의
계기가 될것이라는 게 증권전문가들의 진단이다.

특히 투자심리의 호전이 고객예탁금증가로 이어진다면 연말의 큰장도
기대할수있다는 분위기다.

한보그룹의 정태수총회장만이 구속기소됐을뿐 기업체대표들은 불구속기소
또는 약식기소됨에 따라 경제계에 대한 파문이 일단락됐다.

정국은 비자금정국에서 5.18정국으로 넘어가게 돼 증시에 악영향을 줄 장외
악재는 정치논리밖에 없어진 셈이다.

대우증권류근성투자정보부장은 "고객예탁금이 감소하고있어 당장 탄력적인
주가상승을 기대하기는 힘들지만 추가적인 주가하락은 없다는 측면에서
투자심리를 회복시킬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회사채수익률의 하락을 바탕으로 고객예탁금이 늘어날 가능성이 크고
시기적으로는 연말장세라는 특징을 보이며 점진적으로 주가가 상승할
가능성이 크다고 유부장은 전망했다.

회복된 투자심리로 고객예탁금이 증가할것이고 그에따라 주식시장은
서서히 활기를 찾게될것이라는 얘기다.

LG증권 김기안투자전략팀장도 "이제 증시는 비자금악재에서 벗어나 장세가
호전될 것으로 본다"며 "연말까지 대기매물벽인 종합주가지수 980대를 돌파
하기 위한 시도가 활발히 일어날것"이라고 전망했다.

김팀장은 "그러나 경기연착륙에 대한 불확신과 증시내수급상황이 아직
호전되지 않아 주가가 큰폭의 상승곡선을 그리기는 어려울것"이라고
진단했다.

비자금파문으로 인한 주가하락이 비자금뿐만 아니라 경기와 수급요인도
작용했기 때문이다.

경기연착륙에 대한 확신감과 수급여건의 호전없이는 큰폭의 주가상승을
예측하기 어렵다는 게 김팀장의 설명이다.

어쨋든 증시는 검찰의 수사결과발표로 새로운 전기를 맞게됐다.

길고도 침침했던 비자금터널을 뚫고 나온셈이다.

사실 지난10월19일 박계동의원(민주)이 4천억원비자금을 폭로한이후
주식시장은 마치 가위눌린듯이 이렇다할만한 기지개도 펴보지 못했다.

종합주가지수가 80포인트이상 하락하기도했고 기업총수가 구속될 가능성이
있다는 루머에 크게 흔들리기도 했다.

이같이 취약한 주식시장은 내년도 경제성장률이 6%로 낮게 전망되는등
경기연착륙에 대한 불안감과 고객예탁금의 감소로 인해 더욱 악화됐다.

이때문에 조그마한 풍문에도 주가는 출렁거렸다.

이같은 양상은 검찰의 수사결과발표순간까지 계속됐다.

특히 대우그룹 김우중회장의 구속여부에 관심이 쏠려 5일 대우그룹주가는
심한 장중등락을 보였다.

5일 전장한때 모증권사가 상품으로 보유하고있던 대우 3만주를 내다팔자
"김회장이 구속되는 것아니냐"는 루머가 나돌았다.

뿐만아니라 일반인들의 뇌동매매까지 일어나 대우그룹계열사주식은 전종목
이 하락세를 보이기도 했다.

대우그룹주는 후장에 다소 회복세를 보이는 듯했으나 검찰의 수사결과발표
순간 한차례등락을 거듭했다.

김회장에 대한 처리가 최종발표되는 순간까지 주가가 출렁거렸던 것이다.

결국 검찰수사발표이후 주가는 크게 올랐고 대우그룹계열사주식들도 모두
오름세로 마감됐다.

검찰의 수사결과발표로 비자금파문은 마무리됐고 이로인해 주가는 12.03
포인트나 뛰었다.

장외악재에 시달려온 주식시장은 이제 경기와 금리, 그리고 수급상황이라는
기본적인 요인에 의해 움직일것이라는게 전문가들의 전망이다.

<최명수기자>

(한국경제신문 1995년 12월 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