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싼 주식들이 꿈틀거리며 연중최저수준으로 밀린 종합주가지수를
떠받치고 나서자 중저가주들은 슬금슬금 뒷걸음질치고 있다.

주초인 지난4일 삼성전자 포철등의 우량주들이 대거 상승세로 돌아선데
이어 하루쉬고 열린 6일에도 상승흐름을 이어갔다. 주가가 비싼 종목들도
연이틀 대거 상한가를 기록했고 자산주 역시 상당수가 상한가대열에 합류
했다.

절대적인 주가수준이 높아 고가주로 불리는 우량주(블루칩),고가 저PER
(주가수익비율)주,자산주가 이번주 들어 한꺼번에 상승세를 보여 종합주가
지수 하락행진에 일단 제동을 걸었다. 지난주말 연이틀 연중최저치를 갱신
하며 855까지 미끌어졌던 지수가 연이틀 반등,이날은 863선으로 올라섰다.

반면 은행주와 대형제조주등 중저가주들은 비싼 주식과 정반대의 길을
걸어 낮은 주가가 더 떨어지는 이중의 설움을 겪고있다.

특히 은행주들은 지난주말까지만해도 꾸준한 상승흐름을 보였으나 이번주
들어 약세로 돌변하면서 중저가주들의 약세를 부추기는 모습이다. 지난주초
직상장된 외환은행 주가가 상장첫날부터 하한가로 곤두박질친 것이 은행주의
급락을 부채질하면서 다른 중저가주들의 발목을 잡는 악영향을 미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지난주까지 지수약세속에 재료보유 중저가 개별종목이 강세를 보이던 장세
패턴이 이번주들어 고가주 부상과 지수상승으로 돌변했지만 오래 가지는 못
할 것이란 시각이 강한 편이다. 지수에 영향을 크게 주는 블루칩이 계속
올라가기는 힘겨워 보인다는 설명이다. 그 근거로는 요즘의 블루칩 상승이
단기급락에 따른 기술적 반등에 불과하며 상승세를 지속시킬만한 힘을 발견
하기 어렵다는 판단을 내세운다.

연이틀 상한가를 계속하는 초고가주와 자산주,보험주등은 하락과정에서
거래가 수반되지않아 반등도 저항없이 이뤄지고 있으나 양상이며 매매가
활발했던 대형우량제조주들은 강한 매물공세에 시달리며 상승세가 주춤하고
있는 것이 이같은 판단을 뒷받침하는 현상으로 손꼽힌다.

대신증권 김대송상무는 "리더가 없어 시장에너지가 한곳에 모아지지 않아
장세흐름에 변화를 기대하기 힘든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기관이나 외국인,
일반투자자 어느 누구도 적극적인 매매에 나서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기관투자가들은 결산기인 지난 3월말을 긴장감으로 보낸 직후인 탓인지
열성적이지 않은데다 매매패턴도 펀드별로 심하게 엇갈려 자신감을 잃은
듯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또 외국인들은 매매규모가 줄어든 가운데 "팔자"
에 치중해 북한핵문제에 대해 의외로 심한 불안감을 가진 것으로 보인다는
것이다.

일반투자자들의 기력도 무척 허약해진 모습이다. 올들어 가장 낮은 수준
으로 줄어든 고객예탁금이 그 근거로 제시된다. 고객예탁금은 지난2일 현재
3조6백78억원을 기록,3조원선으로 줄었다. 지난해말 썰물처럼 빠져나갔다가
올해초 다시 몰려와 3조원선을 넘어선 이후 처음 3조원대로 떨어져 사실상
올들어 가장 낮은 수준으로 평가된다.

북한 핵문제나 외국인투자한도.증시규제등 외부여건의 변화가 없는한
당분간 대형우량주의 큰폭 상승과 지수의 강세반전은 기대하기 어렵고
재료를 보유한 중저가주에 계속 관심이 쏠릴 것이란게 증권계의 일반적인
인식이다.

<정건수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