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세상승의 꿈을 안고 갑술년 주식시장의 문이 활짝 열렸다.

대부분의 투자자들이 새해엔 증시가 좋아질 것이라는 인식을 같이하고
있다. 이같은 낙관적인 전망의 근거로는 무엇보다 실물경기가 회복세를
타고 있다는 사실이 꼽힌다. 증권사의 전문분석가들이 내놓은 금년도
유망종목에도 전기전자나 자동차업종이 대종을 이루고 있는 점도 이러한
전망을 뒷받침하는 대목이다.

새해 첫장인 지난3일 종합주가지수가 13.14포인트(배당락을 감안한
실질상승폭은 22.21포인트)나 폭등한데서도 투자자들의 밝은 기대심리를
여실히 읽을수 있다. 일반투자자들이 많이 보유하고 있는 대중주인 금융
건설 무역등 이른바 트로이카주들이 상승대열의 앞장을 섰다. 한편으론
증시안정기금의 예상매물이 우려되는 포철은 내림세를 보이기도 했다.

이틀째인 4일엔 트로이카주식들이 대부분 힘을 잃으며 새해 강세장을
이어가지 못한채 약보합장세를 연출했다. 대신 한동안 상승대열에서
소외됐던 자산주들이 강세를 보이고 저PER(주가수익비율)주들이
꿈틀거렸다. 이동통신및 남북관련주등 테마주들은 상승흐름을 탔다.

전일 약세의 영향으로 단기장세전망이 엇갈린 상태에서 트로이카주는
물론 자산주와 종합유선방송(CATV)및 북방관련주들이 일제히 강세를
나타냈다.
시장의 흐름을 하루만에 초강세로 되돌려놓은 것이다.

증권분석가들은 이같은 일련의 추이에 대해 "중장기 장세전망은 밝은
편이지만 좀처럼 주식시장의 힘이 한쪽으로 모아지지 않는 상태"라고
진단한다. 장세를 이끌어갈 주도주가 부각되지 않아 주가의 출렁거림이
지속되는 다소 불안한 모습이 연출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자연히 투자자들은 업종이 아니라 투자종목선정에 고심하게 되고
순환매수세는 테마를 좇아 숨가쁘게 움직이게 됐다는 얘기다. 일각에선
작년 하반기부터 주가차별화가 뚜렷해지면서 업종동조화현상이 무너지면서
이같은 현상이 가속화되는 것으로 지적하고 있다.

한편 증시안정기금의 예상매물이 시장을 짓누르고 있는 상황이다.
그럼에도 증안매물은 실제로 주가를 떨어뜨리는 효과보다는 심리적인
영향이 보다큰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매도종목선정의 구체적인 원칙이나
기준이 제시되지 않은데다 실물경기를 등에업고 상승을 시도하는 장세를
꺾기에는 한계가 있을 것이라는 판단때문이다. 기본적으로는 지난90년의
증안매입이 대세하락을 저지하지 못했다는 사실을 뒤집은 설명이기도 하다.

반면 지난해말 6천억원이 넘었던 증권사의 상품주식 초과보유분이 최근엔
4천7백억원가량 여유를 보이고 있다는 점이 호재로 작용하고 있는 형국
이다.
게다가 최근 주식시장은 기관및 외국인들이 주도하고 있다는 현실이
투자패턴변화의 한요인으로 주목되고 있다.

<손희식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