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유키스 수현 /사진=탱고뮤직 제공
그룹 유키스 수현 /사진=탱고뮤직 제공
(인터뷰①에 이어) 수현의 첫 솔로 미니앨범 '카운트 온 미'의 트랙을 보면 그가 지나온 길이 어렴풋이 보인다. 어렵고 힘든 상황에 있어도 포기하지 않으면 다시 일어날 수 있다는 메시지를 담은 '웨이크 업(Wake Up)'으로 시작해 유키스 활동 당시 절친이었던 그룹 틴탑의 니엘이 피처링에 참여한 '마이 프렌드(My Friend)', 그리고 밝은 에너지를 주고픈 마음을 담은 타이틀곡 '소주의 요정'까지 물 흐르듯 이어진다.

앨범 발매를 앞두고 만난 수현은 "정말 기분이 좋다. 감사한 마음이 제일 크다. 군대를 갔다 와서 심적으로 불안했다. 어떻게 멤버들과 함께 유키스를 끌고 가야 할지, 또 나 자신도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이 많았다. 역시나 전역하고 나니 생각보다 현실이 호락호락하지 않더라"고 털어놨다.

그런 그를 일으켜 세운 건 다름 아닌 유키스였다. 유튜브 채널 '문명특급'에서 '만만하니', '시끄러' 등 유키스의 곡들이 재조명되면서 다시금 팀이 주목받기 시작한 것. 수현은 "많은 분이 유키스를 좋게 봐줬다. 당시에 바쁘게 활동하다가 기존 회사랑 헤어지고 혼자가 되면서 굉장히 항상 불안한 마음으로 살았는데 이번에 새로운 소속사를 만나 좋은 노래들을 들려드릴 수 있다는 게 행복하다"고 말했다.

자전적 이야기를 담은 1번 트랙 '웨이크 업'에 대해 그는 "템포가 가장 빠르다. 신난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는 록 느낌의 곡이다. 가사가 조금 힘들어도 포기하지 말고 더 열심히 해보자는 엄청 희망적인 내용"이라고 소개했다.

수현은 "소속사와 헤어지고 힘들었을 때 항상 내게 했던 말이 '이 또한 지나간다'는 거였다. 혼자 스케줄 정리하고, 직접 운전해서 지방도 내려갔다. 그럴 때마다 나 자신에게 말을 많이 걸었다"면서 "이런 내용으로 '웨이크 업'의 이야기를 구성하고 싶었다. 누구나 힘들고 지칠 때가 있는데 그 마음을 대신 해소해주고 싶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세 번째 트랙은 틴탑 니엘과 완성했다. 과거 함께 연습생 시절을 거치기도 했던 두 사람은 이후 아이돌 2세대 시장에서 각각 유키스, 틴탑으로 활동한 추억이 있다.

수현은 "니엘이 초등학교 6학년 때 연습생으로 들어왔다. 같이 연습하다가 니엘이 다른 소속사로 가게 됐고, 이후 데뷔하면서 다시 만났다. 그 친구와는 꼭 듀엣곡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갖고 있었다. 그러다 시간이 흘러 '문명특급 숨듣명 콘서트'에서 같이 무대를 하게 된 거다. 그때 대화를 많이 나눴고, 기회가 되면 같이 노래해보자고 했는데 이번에 니엘이 흔쾌히 해줬다"고 전했다.

이어 "녹음할 때도 굉장히 재미있었다. '마이 프렌드'라는 곡이 제목 그대로 어릴 때의 추억을 회상할 수 있는 곡인데 니엘이랑은 아이돌로 활동하며 스케줄도 엄청 많고, 잘 쉬지도 못하던 때 잠깐 인사하면서도 재밌게 웃고 얘기했던 기억이 있다. 그런 걸 떠올리면서 녹음했다"고 덧붙였다.

4번 트랙 '메리 미'는 알앤비 발라드 장르의 프러포즈 송이다. 앨범의 결말이 결혼인 이유에 관해 묻자 수현은 "난 아직 결혼할 생각이 없다"며 웃었다.

그는 "유키스 멤버 중엔 결혼한 친구들이 많다. 난 모두 존중한다. 멤버들이 좋은 사람을 만나 가정 이루는 걸 다 축복해줬다. 스트레스 안 받고 행복하게 지냈으면 좋겠다"면서 "하지만 난 결혼보다는 일에서 조금 더 행복을 찾는다. 일하는 게 행복해서 좋은 사람 만나는 것보다는 일을 더 하고 싶다"고 했다.

모든 이야기에서 거의 빠짐없이 유키스를 언급한 그였다. 그만큼 유키스는 수현에게 중요하고, 또 소중한 존재였다. 현재 소속사와 계약을 하게 됐을 당시, 수현이 가장 먼저 떠올린 것 역시 유키스였다.

수현은 "회사에서 제안이 왔을 때 내가 잘되는 것도 중요하지만 유키스라는 그룹을 어떻게든 다시 한번 해보고 싶다고 했더니, 그럼 멤버들에게 연락을 해보라고 하더라. 그렇게 훈과 기섭이까지 같이 오게 됐다"고 밝혔다.

그 이후에는 유키스라는 이름으로 계속 활동하기 위해 직접 나섰다. 멤버들과 함께 이전 소속사를 찾아가 "유키스를 다시 해보겠다"고 밝혀 흔쾌히 권한을 부여받은 것. 수현은 "회장님이 만들어 준 이름을 최선 다해 마지막까지 가져가겠다고 하니 오히려 미안하다면서 좋은 회사를 만났다고 격려해주시더라. 정말 감사했다"고 털어놨다.

수현은 "유키스로 정말 많은 일들이 있었다. 다사다난했지만 우리의 이름이 창피하지 않다. 내가 잘해서 유키스가 더 알려지면 그걸로 행복하다. 내 모든 노력과 열정이 들어가 있는 시간이 바로 유키스"라면서 "예전에 활동했던 걸 회상하면 아직도 너무 뭉클하다. 힘들었던 것, 행복했던 것 등 모든 게 다 들어 있어서 내겐 너무 소중하다. 다시 한번 그런 감정을 느끼고 싶다"고 고백했다.

유키스 완전체 활동에 대한 가능성도 열어둔 상태라고 했다. 그는 "기섭, 훈까지 셋이서 보여드릴 수 있을 것 같다. 구체적인 계획은 안 나왔지만, 곡을 계속 받고 있고, 또 멤버들이 곡도 쓰니까 활동을 준비하고 있는 단계다. 아마도 앨범이 나오지 않을까 싶다"고 귀띔했다.

그러면서 "이번을 발판 삼아 유키스 앨범은 더 완벽하게 만들고 싶다. 왕성하게 활동하는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 유키스로서 음악방송에서 1위 한 번 하는 건 내 인생의 목표다"고 했다. (인터뷰③에서 계속)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