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동 유괴, 학대 다룬 '나를 찾아줘'
이영애 14년 만에 스크린 복귀작
아이와 부모, 모두에게 고통스러운 작품
/사진=영화 '나를 찾아줘' 스틸

/사진=영화 '나를 찾아줘' 스틸

"영화 속 묘사는 고통스럽지만, 현실은 더 고통스럽잖아요."

영화 '나를 찾아줘'의 여주인공 이영애의 말이다.

'나를 찾아줘'는 108분 러닝타임을 '버텨야 한다'고 느낄 정도로 고통의 연속이다. 놀이터에서 사라진 7살 아이의 끔찍한 6년사, 그리고 그 부모가 감당해야 했던 애끊는 시간을 영화 '나를 찾아줘'는 지독하게도 냉혹하게 선보인다. 노동력 착취부터 폭행과 폭언, 강간까지 아동을 학대할 수 있는 모든 장치들이 등장한다.

이영애는 그럼에도 "최초 대본은 이것보다 더 센 묘사들이 많았다고 알고 있다"며 "(원래대로 나왔다면) 18세 관람불가 등급이었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와 함께 영화가 주는 고통은 더욱 냉혹한 현실을 고발하기 위한 예방접종과 같은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그런 '나를 찾아줘'의 메시지 때문에 출연을 결정했다는 의견도 빼놓지 않았다.

'나를 찾아줘'는 '친절한 금자씨' 이후 이영애가 14년 만에 선보이는 영화다. '공동경비구역 JSA', '봄날' 등 이영애는 다작 배우는 아니지만 내놓는 작품마다 색깔있는 모습으로 관객들을 사로잡았다. 때문에 '나를 찾아줘'는 이영애가 선택했다는 것만으로도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전작에서 "너나 잘하세요"라고 말했던 이영애는 14년의 시간 동안 진짜 엄마가 됐고, 직접 아이를 양육하며 보고 느낀 감정을 '나를 찾아줘'를 통해 표현해 냈다. 이영애 역시 "'친절한 금자씨'와 '나를 찾아줘'의 가장 큰 차이점은 아이들의 존재"를 꼽았다. 14년 공백없이 극을 이끌 수 있었던 원동력이다.
/사진=영화 '나를 찾아줘' 스틸

/사진=영화 '나를 찾아줘' 스틸

이영애가 연기한 정연은 6년 전 아들 윤수를 잃어버린 엄마다. 가끔은 육아가 고돼 "혼자 있고 싶다"고 생각하고, "아이가 일주일쯤 없으면 좋겠다"고 느낀 평범한 워킹맘이었던 정연은 놀이터에서 아들이 사라진 후 남들이 보기엔 멀쩡한 것처럼 간호사로 병원에서 근무하지만, 실상은 독약을 휴대하고 다닐 정도로 정신은 곪아갔다.

고등학교 선생님이었던 남편 명국(박해준)이 학교도 그만두고 아이를 찾아나서면서 정연은 실질적인 가정 경제를 책임지는 아내가 됐다. 그리고 아이를 헌신했던 명국에게 갑작스러운 사건이 생긴 후, 직접 아이를 찾아나서게 된 정연은 생김새는 물론 흉터까지 똑같은 아이를 봤다는 목격 전화를 받으면서 아들이 있다는 시골 낚시터로 향했다.

시골 낚시터는 어린 아이들을 노예처럼 일 시키고 어른들이 왕처럼 군림하던 무법 지역이었다. 이곳에 아이를 찾으러 왔다는 엄마 정연이 나타나자 낚시터 사람들은 자신들의 세상이 무너질까 거짓말을 했고, 거칠게 파고드는 정연과 낚시터 사람들의 갈등으로 점점 파국으로 치달았다.

이영애는 이 모든 이야기를 이끈다. 스산한 오프닝부터 남들은 "아이를 잃은 엄마 같지 않다"고 할 정도로 가면을 쓰고 생활하는 일상, 그리고 낚시터 사람들과 몸싸움을 불사하는 강인한 엄마의 모습까지 '나를 찾아줘'는 이영애로 시작해 이영애로 끝이 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14년 만에 스크린에 나서지만 이영애는 조금의 꾸밈도 없었다. 부스스한 헤어스타일, 화장기는 물론 핏기도 없는 얼굴로 카메라 앞에 섰지만 존재감은 월등하다. 역시 이영애였다.
/사진=영화 '나를 찾아줘' 스틸

/사진=영화 '나를 찾아줘' 스틸

이영애의 대척점에 선 홍경장 유재명은 '나를 찾아줘'의 긴장감과 분노를 더욱 폭발시킨 인물이다. 경찰이라는 권력을 이용해 자신만의 왕국을 지키려는 홍경장은 나쁜 어른의 전형이다. 그리고 그의 곁에서 적당히 눈감고 적당히 무관심한 보통 어른들이 아이들과 아이들을 잃은 부모의 상처를 후벼판다.

강렬한 서사로 빚어낸 고통의 시간을 통해 말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하나다. 마지막 반전, 그리고 결말까지 어느 것 하나 쉽지 않지만 엔딩크레딧이 올라갈 때 몽글하게 마음 속에서 떠오르는 부분이 있다. 김승우 감독과 이영애가 말하고 싶었던 메시지다.

오는 27일 개봉. 15세 관람가.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newsinfo@hankyung.com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