젖가슴이 거의 보일 듯한 노란 드레스를 입은 그레이시(샌드라 블록)와 유리장식이 달린 은빛 복장의 풀러(레지나 킹).이들은 호텔 손님에게 차를 빌려 달라며 미연방수사국(FBI)신분 증명서를 제시한다.


존 파스킨 감독의 '미스에이전트2:라스베가스 잠입사건'(감독 존 파스킨)에서 두 여형사가 쇼걸로 변장해 납치범을 추적하고 있는 장면이다.


이 영화는 '여성성'을 주제로 한 액션코미디이다.


한편으로는 여성을 상품화하고,다른 한편으로는 그것을 고발하는 상반된 내용이 담겨 있다.


이 영화는 흑백 두 여성의 성적 매력을 부각시킨 일종의 여성버디영화(동성의 두 파트너들을 주인공으로 내세운 영화)로 볼 수 있다.


남성버디영화에 비해 부족한 액션을 풍성한 눈요깃거리로 보완하고 있다.


그러나 구성은 남성들에 의해 만들어진 '여성성의 신화'를 조금씩 해체해 가는 과정으로 짜여져다.


그레이시가 남자친구에게 차이는 것으로 시작돼 두 여자친구를 새로 얻는 것으로 결말이 난다.


이로써 남녀간의 사랑 보다 여성들간의 우정을 강조하게 된다.


도입과 결말 사이에는 '조작된 여성신화'로 메워져 있다.


납치된 미스USA와 그녀를 찾기 위해 여형사들이 변장한 쇼걸은 상품화된 여성의 대표격이다.


피납된 미스USA가 왕관을 꼭 챙겨 쓰는 장면이나 엉성한 쇼걸 모습을 보면 관객들은 웃음을 터뜨리게 된다.


전편의 미스 USA 선발대회에 이어 입번 속편의 라스베이거스쇼걸 세계가 주무대로 도입된 이유는 자명하다.


관객들에게 풍성한 볼거리를 제공하려는 목적이다.


그레이시와 풀러가 시종 티격태격하면서 우정을 쌓아가는 여정은 남성버디영화의 틀을 그대로 따랐다.


그러나 싸움 원인중의 하나는 여성버디영화임을 상기시킨다.


파트너중 한 명이 기분에 따라 마음을 바꾸고 그것으로 인해 다툼이 일어나는 장면이 그것이다.


그레이시가 맞게 되는 위기도 의상에서 비롯된다.


그녀가 걸친 깃털장식이 수레바퀴에 끼여 생명을 위협받는 상황은 '맨발의 이사도라'에서 이사도라의 머플러가 자동차바퀴에 끼여 숨지는 유명한 장면을 떠올리게 만든다.


1일 개봉,15세 이상.


유재혁 기자 yoo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