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리랑 TV는 단순히 영어로 하는 방송이 아니라 세계공용어 국책 방송입니다. 국내에 사는 외국인의 길잡이가 되고 한국인들의 세계화 교육을 위해 힘쓰는 채널이 되겠습니다." 지난 1일 새로 취임한 구삼열(62) 아리랑TV 사장의 취임 포부다. 구 사장은 "한국이 올림픽 월드컵 등을 치르고 빠른 경제성장을 하면서 강국이 됐지만 한국인들은 세계에서 그다지 환영받는 것 같지 않다"며 "아리랑TV가 한국인에 대한 외국인들의 인식을 바꿔놓겠다"고 말했다. 구 사장은 그 구체적인 방법으로 한국인과 외국인이 더불어 사는 성공사례를 조명하는 프로그램을 신설할 계획이다. "국내에 거주하는 외국인 노동자에서 시작해 외국의 소수민족과 더불어 살아가는 한국인,과테말라에서 방직공장을 경영하는 한국 사업가 등을 조명하는 다큐멘터리를 만들 생각입니다." 그는 한·중·일 3국간의 조화로운 공존도 아리랑TV가 주도해 나가야 할 과제로 꼽았다. "부시 미 대통령이 '악의 축'이라는 표현을 썼죠.저는 '조화의 축'이라는 표현을 쓰고 싶어요. 한·중·일을 하나로 묶을 수 있는 역사와 문화를 찾아내 조명하는 프로그램을 많이 만들겠습니다." 구 사장은 전체 예산의 45%를 광고에 의존하는 불안정한 경영이 아리랑TV 발전에 가장 큰 걸림돌이라고 말했다. 그는 "독일의 해외방송인 도이체 벨레의 경우 국고에서 97%의 재원을 지원받는다"며 "우선 내년에는 아리랑 TV의 안정적인 재원 확보를 위해 힘쓰겠다"고 강조했다. 고려대 법대를 졸업한 구 사장은 1965년 코리아헤럴드 기자로 언론계에 발을 들여놓은 뒤 '미국의 소리' 방송인, 미 AP통신 본부편집인,유엔본부 특별기획본부장,유니세프 한·일 겸임대표 등을 역임했다. 첼리스트 정명화씨와의 사이에 두 명의 딸을 두고 있다. 유창재 기자 yooc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