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야 밤에 잠이 옵니다" 지난달 5일부터 "KBS 뉴스9"을 진행하는 홍기섭(42) 앵커.지난 3년간 아침 6시 뉴스를 진행하기위해 매일 새벽 3시에 일어났던 홍 앵커는 갑자기 뒤바뀐 생활 때문에 매일밤 잠을 못자며 뒤척이기 일쑤였다고 말했다. "아침 6시 "뉴스광장"을 맡았을 때는 밤 9시면 잠자리에 들었어요. 지난 3년간 잠자던 시간을 가장 긴장한 가운데 보내게 되니 적응이 안되더군요. 방송 후 잠을 자려해도 잠이 쉽게 오지 않고 어렵게 잠들어도 새벽 3시경이면 저절로 눈이 떠지곤 했습니다. 한달이 지나서야 '뉴스9' 진행에 어울리는 생활리듬을 갖게 됐어요" 홍 앵커는 KBS의 간판 뉴스 진행자로서 가져야할 최고의 덕목으로 신뢰성을 꼽았다. 뉴스 하나하나에 시청자들이 민감한 반응을 보이는 요즘엔 특히 객관적으로 뉴스를 전달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수많은 사람들의 손을 거쳐 만들어진 뉴스인데 그 가치와 신뢰성이 앵커의 표정이나 눈빛,구사하는 단어 하나하나에 좌우된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되도록 깔끔하고 짧게 뉴스를 전하려고 합니다. 시청자들에게 궁금증을 유발할 수 있는 멘트를 찾아내는 것도 중요하지요" 신뢰성을 얻기 위한 홍 앵커의 노력은 다방면에서 찾을 수 있다. 우선 그는 음성의 톤과 빠르기부터 아침뉴스 진행과는 다르게 하고 있다. 홍 앵커는 "TV에 대한 시청자의 집중력이 떨어지는 아침엔 높은 톤으로 빠르게 말했지만 뉴스9은 안정감을 주기 위해 낮은 톤의 목소리로 좀더 느리게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의상 역시 홍 앵커가 신경쓰는 분야.시청자들로부터 신뢰를 얻기 위해서 그는 짙은 색의 양복을 선호하며 와이셔츠 역시 되도록이면 하얀색을 입는다. 게다가 홍 앵커는 사석에서의 말 한마디도 다시한번 생각하고 말한다. 무심코 뱉은 말 한마디가 "뉴스9"의 신뢰성을 떨어뜨릴 수 있기 때문이다. "친근함과 신뢰를 주는 뉴스 진행자로 기억되고 싶어요. 이를 위해 뉴스의 상품가치를 최대한 돋보이게 하면서도 군더더기 없이 깔끔하게 전달하겠습니다" 길 덕 기자 duk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