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사'는 한국형 블록버스터의 가능성을 연 영화다. 동시에 동아시아권의 정서를 한데 아우르는 본격적인 수출형 영화제작의 신호탄이기도 했다. 때문에 영화의 성공여부에 대해 적지 않은 우려와 기대를 동시에 받은 작품이다. 그러나 정작 개봉 이후의 결과는 기대와 달리 작품성은 물론이고 흥행면에서도 미적지근한 반응을 얻었다. 5개월간의 촬영기간, 7개월의 후반작업, 보통 영화의 7배에 달하는 35만자의 필름사용량 등 대규모 물량공세에 의한 스펙터클은 대단했지만 할리우드 블록버스터가 대개 그렇듯이 플롯의 빈곤, 생생하지 못한 캐릭터 등의 약점으로 인해 작품성 면에서는 높은 점수를 받지 못했다. 그래서인지 이번에 DVD로 발매되는 '무사'는 극장에서 아쉬움을 느꼈던 영화 팬들에게 환영받을 만하다. 2.35대 1 시네마스코프 사이즈에 담긴 중국의 장대한 풍광은 높은 해상력과 생생한 색감표현, 어두운 부분의 부드러운 명암 변화에 힘입어 할리우드영화들과 비교해 봐도 전혀 뒤떨어지지 않는 고수준의 화질을 보여준다. 호주에서 믹싱 작업을 했다는 돌비디지털 사운드 역시 뛰어나다. '글래디에이터'를 연상시키는 전투장면 소음을 비롯 육중한 말발굽 소리, 웅장한 영화음악이 호쾌하게 재생된다. 두번째 디스크에 수록된 각종 부가영상들은 험난한 중국 사막에서의 촬영과정을 고스란히 담고 있다. 촬영현장 별로 수록된 5개의 다큐멘터리 외에 촬영, 조명, 특수효과 등 각 부문 제작진들의 인터뷰 클립이 소개되며 슬라이드 쇼 형식의 스틸갤러리도 볼 수 있다. 물론 김성수 감독과 조민환 프로듀서가 참여하는 2시간35분 분량의 음성해설도 빼놓을 수 없는 자료다. 백준오 < dvdprime.com 칼럼니스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