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굴은 모순이다. 나를 남에게 보여주는 거울이지만 내 스스로 확인하기는 어려운 신체부분이다. 드러내고 싶은 나의 자랑이지만 감추고 싶은 나의 '비밀'이기도 하다. 그것은 훈장인 동시에 상처다. 로맨틱스릴러 '바닐라스카이'(카메론 크로우 감독)는 얼굴을 소재로 사랑과 인생의 의미를 탐구한 영화다. 할리우드와 스페인의 대표적인 미남미녀스타 톰 크루즈와 페넬로페 크루즈가 주연을 맡아 사랑과 인생에서 얼굴의 역할을 극명하게 부각시킨다. 데이비드 에임즈(톰 크루즈)는 아버지로부터 물려받은 출판사를 소유한 부호인데다 잘생긴 외모까지 갖췄다. 수려한 얼굴은 남의 시선을 끄는 자신감을 갖게 하고 타인을 즐겁게 해줌으로써 자신의 만족감을 극대화시키는 기제로 작용한다. 그러나 이것은 일종의 자기 도취다. 자신의 감정에만 충실하고 남을 배려하는 마음을 잃게 한다. [한국경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