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4월 출범예정인 MBC 스포츠전문 케이블채널은 MBC와 ESPN스타가 공동출자한 2백50억원 규모의 합작법인이 될 것으로 보인다.

MBC는 최근 ESPN스타측과 협의를 갖고 MBC와 ESPN스타가 각각 40%(1백억원),28%(70억원)의 지분으로 합작법인을 설립키로 잠정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나머지 30%의 지분은 방송 관련업체가 컨소시엄을 구성,참여할 예정이다.

ESPN스타는 미국의 스포츠전문 케이블채널 ESPN과 언론재벌 루퍼트 머독이 소유하고 있는 스타TV가 절반씩의 지분을 출자한 합작법인으로 아시아지역 ESPN의 배급권을 가지고 있다.

지금까지 국내에서는 SBS스포츠채널을 통해 프로그램을 방영해왔으며 올해 중계권료는 약 1백80만달러다.

이번 합작안이 현재 싱가포르에서 열리고 있는 ESPN스타의 이사회를 통과할 경우 ESPN은 일본 뉴질랜드 호주 등에 이어 한국시장에서도 안정적인 공급망을 확보하게 된다.

MBC와 ESPN스타의 합작법인 설립은 미국 메이저리그(MLB)중계권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ESPN스타측은 MBC의 합작제의에 국내 케이블산업과 위성방송사업의 불확실성을 이유로 소극적인 입장을 보였으나 MBC가 지난 11월 MLB의 독점중계권을 확보하면서 협상이 급물살을 탔다.

국내 외국인 지분투자 한도인 33%까지의 참여를 원했으나 협상과정에서 지분율을 28%대로 낮췄다.

MBC 관계자는 "후발주자로서 많은 스포츠 콘텐츠를 확보해야 하는 MBC의 입장과 단순 프로그램공급업자가 아니라 네트워크사업자로 국내진출을 원하는 ESPN스타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졌다"고 말했다.

MBC와 ESPN스타의 합작법인설립에 따라 SBS스포츠채널은 당장 내년부터 스포츠 콘텐츠확보에 비상이 걸렸다.

이 때문에 방송가 일각에서는 MBC의 이번 합작법인설립이 방송3사간의 중계권다툼에 기름을 끼얹지 않을까 하는 우려의 목소리도 높다.

김형호 기자 chs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