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돌아가는 데 누구보다 "빠삭한" 이들이 택시기사다.

하루에도 수십명씩 오르고 내리는 사람들을 보고 듣노라면 어느새 인생사가 훤하게 트인다.

생생한 여론의 더듬이이자 달리는 시사평론가인 택시기사를 주인공으로 세태를 날카롭게 풍자한 연극 "택시 드리벌"(장진 작.연출)이 28일부터 다시 유시어터 무대에 오른다.

지난 97년 이후 3년만이다.

최근 막내린 "미친키스"에 이어 유시어터가 고정 레퍼토리 개발 프로젝트로 내놓은 두번째 시리즈.

극작가이자 연극연출가로,시나리오 작가이자 영화감독으로 대학로와 충무로를 넘나들며 재기를 빛내온 만능 재주꾼 장진(29)이 다시 연출을 맡았다.

개인택시를 운전하는 장덕배는 39세의 노총각.

자칭 "택시 드리벌"이다.

아무리 "택시 드라이버"가 정확한 발음이라고 일러도 아랑곳하지 않는다.

새벽부터 성질 돋구는 동네 아줌마,바쁜 출근시간에 한꺼번에 몰려 타 공항으로 가자는 여자들,그를 바짝 "쫄게"하는 어깨들,술에 취해 주정을 늘어놓는 밤손님들...

다종다양한 사람들을 태운 장덕배는 첫사랑의 환영에서 깨어나지 못한 채 거대한 도시속의 비좁은 틈을 누빈다.

두번다시 사랑을 할 수 없을거라 믿던 덕배는 어느날 한 여자가 두고 내린 가방으로 인해 그로 인해 상상과 환상 회상의 단편들을 엮어간다.

장진은 "우리 세상을 분해해 고통이 있다면 치유하고 즐거움이 있다면 확인하려는 은유의 연극"이라고 했다.

연기파 배우 권해요가 장덕배를 연기하고 신유진 조덕현 박동빈 권성덕 유인촌등이 함께 한다.

6월 11일까지.

평일 오후 8시,토 4시 7시,일 6시.

월요일 공연없음.

(02)3444-0651~4.

< 김혜수 기자 dearsoo@ked.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