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영상 SK텔레콤 사장이 지난 16일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열린 ‘K-AI 얼라이언스 유나이트’에서 인공지능(AI) 사업 전략을 발표하고 있다.    SK텔레콤 제공
유영상 SK텔레콤 사장이 지난 16일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열린 ‘K-AI 얼라이언스 유나이트’에서 인공지능(AI) 사업 전략을 발표하고 있다. SK텔레콤 제공
“한국 대표 인공지능(AI) 플레이어들과 새로운 성장을 견인할 밑그림을 완성했다.”

유영상 SK텔레콤 사장은 지난 16일 미국 실리콘밸리에 있는 SKTA(SK텔레콤아메리카)에서 열린 ‘K-AI 얼라이언스 유나이트’ 행사에서 이렇게 말했다. 그는 “주요 AI 기업과의 협업을 확대하고 있다”며 “머리를 맞대 획기적인 AI 서비스 플랫폼을 내놓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합종연횡 전략으로 승부

SKT "AI 동맹 확대해 구글·MS와 경쟁"
이날 행사는 SK텔레콤이 주도하는 ‘AI 동맹’의 출정식이다. AI 로보틱스 소프트웨어 개발 전문기업 씨메스, 산업용 AI 전문기업 마키나락스 등 4개 기업이 합류해 동맹 규모가 11곳으로 늘었다. SK텔레콤은 지난 2월 세계 최대 통신기술 전시회 ‘MWC 2023’에서 자율주행 솔루션 기업 팬텀AI, AI 반도체 기업 사피온 등 7곳과 AI 동맹을 출범했다.

이달 SK텔레콤 초거대 AI ‘에이닷’ 서비스에 추가될 ‘AI 에이전트’는 AI 동맹 성과 중 하나로 꼽힌다. 사람처럼 감성적인 대화를 자연스럽게 이어갈 수 있다.

SK텔레콤은 2월 AI 에이전트 ‘이루다’로 유명한 스캐터랩과 AI 동맹을 맺었다. 4월에는 스캐터랩에 150억원을 지분 투자했다. 스캐터랩은 딥러닝 기술을 활용해 사람처럼 친근한 대화를 나눌 수 있는 AI 에이전트를 개발·운영하는 노하우를 보유하고 있다.

이날 행사에선 새로운 사업 협력 방안에 관한 논의도 이어졌다. SK텔레콤은 AI 로보틱스 소프트웨어 개발 경험이 많은 씨메스와 함께 ‘서비스형 로봇(RaaS) 요금제’를 개발하기로 했다. 기업을 대상으로 AI 기반 RaaS 구독 비즈니스 모델을 활용하면 승산이 있을 것이라는 의견이 모였다.

아직은 부진…“확 달라질 것”

최근 SK텔레콤은 ‘AI 드라이브’에 속도를 높이고 있다. SK텔레콤은 지난 5일 AI 사업을 담당하는 사업부를 새로 구성하는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프로젝트 조직 수준이던 기존 ‘에이닷추진단’을 ‘AI서비스 사업부’와 ‘글로벌·AI테크사업부’라는 독립 사업부로 격상한 것이 핵심이다. 유 사장은 이날 긴급 타운홀 미팅을 열고 “아직은 부족한 점이 많다”며 “전사적으로 AI 역량을 결집하고 글로벌 진출을 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SK텔레콤은 거대언어모델(LLM) 등 자체 AI 기술을 고도화하는 동시에 외부 동맹 기업과의 협력을 강화하는 ‘투 트랙’ 전략을 이어갈 계획이다. 이달 말 LLM 매개변수를 기존 180억 개에서 390억 개로 늘리는 업데이트에 나선다. 대화 흐름과 답변 완성도가 사람 수준에 근접할 것으로 알려졌다.

회사 관계자는 “해외 통신사들과 AI 서비스 플랫폼 구축을 위한 합작법인 설립도 추진하고 있다”며 “각국에서 전 국민을 상대로 서비스하는 통신사들이 힘을 합치면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정지은 기자 je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