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HMM, 현대LNG해운 몸값 3000억대 제시…거래 성사 '안갯속'
국적 해운사 HMM이 현대LNG해운 본입찰에 참여한다. 인수 희망가는 3000억원대 초반으로 결정했다. 2014년 현대상선(현 HMM)으로부터 현대LNG해운을 인수한 최대주주 IMM프라이빗에쿼티(PE)와 IMM인베스트먼트(IMM 컨소시엄)는 투자 원금도 못 건질 위기에 처했다.

1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HMM은 이날 이사회를 열고 현대LNG해운 본입찰에 참여하기로 결정했다. 본입찰 마감은 2일이다. 현대LNG해운은 매수 희망가를 3000억원 초반으로 제시하기로 확정했다. IMM 컨소시엄 측의 기대치인 7000억~8000억원은 물론 HMM과 매각 측이 지난해 말 논의하던 4600억원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앞서 현대LNG 인수전은 복수의 해외 선사간 경쟁으로 치러져왔다. 다만 해양수산부 등 정부 차원에서 LNG선사가 해외에 매각될 경우 전략화물인 LNG의 수송 안정성을 저해할 수 있다는 우려를 내놓으면서 HMM이 뒤늦게 인수전에 참전했다. 해운업계와 선원노조가 잇따라 해외매각을 반대하는 성명서를 내는 등 해외매각에 대한 여론이 형성된 점도 HMM의 참여에 영향을 미쳤다.

이날 HMM 이사회에선 여러 논의가 오고 간것으로 전해진다. "현대LNG해운을 꼭 사야 하느냐"는 의견이 적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다만 HMM은 여론과 무관하게 현대LNG해운의 본질가치와 인수 이후 시너지에 집중해 거래를 완주하기로 결정했다. 자문사를 통해 책정한 회사의 본질가치 내에서 가격을 결정했다는 후문이다.

이번 거래에 가장 큰 변수였던 HMM이 예상보다 못한 가격을 제시하면서 거래 성사는 결국 매각측의 의사결정에 달리게 됐다. IMM PE와 IMM인베스트먼트로 이뤄진 IMM컨소시엄은 2014년 HMM으로부터 LNG전용선 사업부를 1조300억원에 인수했다. 계약서상 5000억원대 부채 등을 떠안는 조건이 포함돼 있어 실제로 투입된 금액은 5000억원대다. 3000억원대에 지분 매각이 이뤄지면 IMM은 투자 원금도 회수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해외 선사로의 매각을 강행할 가능성도 열려있지만 대다수 후보들의 인수 의지는 미지수다. 주요 선주인 한국가스공사가 해외 매각에 대한 직간접적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는 점도 변수다.

매각 측이 2일 본입찰 이후 매각 시한을 한차례 더 연기할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다만 현대LNG해운 매각이 3차례 이상 실패한 데다 회사에 투자한 IMM 2호 펀드의 만기가 도래하면서 협상력 측면에서 우위에 서기 어려울 것이란 시각도 나온다.

차준호 / 박종관 기자 chac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