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그룹이 다음주 미국 전기차 배터리 확보 방안을 확정한다. SK온, LG에너지솔루션과 잇따라 미국에서 합작공장을 짓고 현지에서 배터리를 조달하겠다는 계획이다.

현대차, SK온·LG엔솔과 美배터리 합작공장 짓는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오는 25일 이사회를 열고 미국 내 배터리 합작공장 투자안을 의결할 계획이다. SK온과 연 25GWh, LG에너지솔루션과 연 35GWh 규모의 합작공장을 짓기 위해 각각 3조원, 4조원 수준을 투자하는 방안이다. SK온은 27일, LG에너지솔루션은 5월 중순 이사회에서 투자안을 확정할 예정이다.

두 합작공장은 현대차그룹이 미국 조지아주 서배너에 짓고 있는 전기차 전용 공장 인근에 세워질 전망이다. SK온과의 합작공장은 2025년부터 서배너 신공장에 연 30만 대 수준을 납품할 계획이다. LG에너지솔루션과의 합작공장은 기존 현대차 앨라배마 공장과 기아 조지아 공장에 연 40만 대 정도를 공급할 예정이다.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11월 SK온과 ‘북미 전기차 배터리 공급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맺었다. 북미에서 제조한 전기차 중 배터리 광물·부품 요건을 갖춘 차량에만 대당 7500달러의 세액공제 혜택을 제공하는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대응하기 위해서다. 현대차·기아는 미국에서 2026년 50만 대 이상, 2030년 100만 대 이상 전기차를 판매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현대차그룹은 LG에너지솔루션과 미국에 연 30GWh 규모의 합작공장을 하나 더 짓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이번에 확정할 두 합작공장을 합쳐도 연 70만 대 수준이어서 100만 대 이상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선 30만 대 이상 배터리가 더 필요하기 때문이다. 기존 앨라배마 공장(36만 대)과 조지아 공장(36만 대)까지 대부분 전기차 라인으로 전환하겠다는 의도다.

이번 투자안이 윤석열 대통령과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등 경제사절단의 미국 방문 중 확정되는 것에 업계는 주목하고 있다.

김일규/김형규 기자 black041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