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콘텐츠 열풍을 타고 K라면의 해외 위상도 고공행진 중이다. 올해 1분기 라면 수출액이 사상 최초로 2억달러를 넘어섰다. 해외 현지공장에서 생산되는 라면은 수출액에 잡히지 않는다는 점을 고려하면 K라면의 해외 판매액은 2억달러를 훨씬 웃돌 것으로 예상된다.

9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와 관세청 등에 따르면 올 1분기 라면 수출액은 2억800만달러로 잠정 집계됐다. 한국 라면이 수출이 시작된 1969년 이후 수출액 2억달러 선을 돌파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올 1분기 수출액은 종전 최대인 작년(1억8193달러)보다도 14.3% 많다.

K라면의 수출은 2015년 이후 꾸준히 우상향 궤적을 그리고 있다. 2018년 1분기 처음으로 ‘수출 1억달러’를 돌파한 후 5년 만에 2억달러 벽까지 깼다.

식품업계에선 해외에서 인기를 얻고 있는 한국 드라마와 영화 등에서 한국 라면이 자주 비치면서 자연스럽게 라면의 해외 진출도 빨라진 것으로 본다.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에 등장한 ‘짜파구리(농심 짜파게티+너구리)’가 대표적이다.

해외 소비자의 K라면 수요가 늘어나면서 우리 라면 기업의 해외 투자도 증가세다. 국내 라면시장 점유율 1위 농심은 미국 동부에 제3공장을 짓겠다는 계획을 최근 발표하기도 했다. 농심은 현재 미국 서부에서 2개 공장을 운영 중이다. 북미시장에서 급성장세를 타 생산 라인 증설을 검토하고 있다.

‘불닭볶음면’으로 K라면 수출을 견인하고 있는 삼양식품도 최근 34억원을 출자해 인도네시아에 법인을 세웠다. 일본·미국·중국에 이은 네 번째 해외법인이다. 수출 전진기지 격인 경남 밀양공장이 지난해 가동을 시작하면서 수출 증가 폭도 갈수록 커지는 추세다.

양지윤 기자 y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