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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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한국의 1인당 국민소득(GNI)이 20년 만에 대만에 역전당했다. 미국 달러화 대비 원화 가치가 급락해 달러로 환산한 1인당 GNI가 7% 넘게 줄어들면서다. ▶본지 1월 18일자 A3면 참조

한국은행이 7일 발표한 ‘2022년 4분기 및 연간 국민소득(잠정)’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의 1인당 GNI는 전년(3만5373달러) 대비 7.7% 줄어든 3만2661달러로 집계됐다. 1인당 GNI는 2017년 처음 3만달러(3만1734달러)를 돌파한 뒤 2018년 3만3564달러로 상승했지만, 2019년(3만2204달러)과 2020년(3만2038달러) 2년 연속 하락했다.

韓 국민소득, 20년 만에 대만에 밀렸다
2021년에는 3년 만에 상승 전환하면서 처음으로 3만5000달러를 넘었지만 지난해 3만2000달러대로 주저앉았다. 지난해 명목 국민총생산(GDP)은 3.8% 증가했으나 원화 가치가 큰 폭으로 하락한 여파다. 원·달러 환율은 2021년 연평균 1144원에서 지난해 1292원으로 12.9% 급등했다. 대만 정부의 공식 발표를 기준으로 하면 한국의 지난해 1인당 국민소득은 대만보다 적다. 대만 통계청에 따르면 2022년 대만의 1인당 GNI는 3만3565달러였다. 한국이 대만보다 1인당 GNI가 적은 것은 2002년 이후 처음이다.

국민소득이 2021년 3만5373달러에서 지난해 3만2661달러로 줄어든 걸 기여도 측면에서 보면 경제 성장은 896달러, 물가 상승은 437달러로 추산됐다. 반면 환율 급등은 1인당 국민소득을 4207달러 줄이는 효과가 있었다.

최정태 경제통계국 국민계정부장은 “지난해 대만신달러 환율이 (미국 달러화 대비) 6.8% 상승했지만, 한국은 12.9% 올랐기 때문으로 환율 요인이 크다”고 설명했다. 다만 국제 기준으로도 한국의 1인당 국민소득이 대만에 역전됐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1인당 국민소득 집계 기준은 나라마다 일부 다른 측면이 있다. 한은은 가까운 미래에 한국의 1인당 국민소득이 4만달러를 넘을 것으로 예상했다.

조미현 기자 mwi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