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호텔 공룡’들이 한국에서 체인사업 확장 대공세에 나섰다. ‘르메르디앙’(메리어트) ‘더블트리’(힐튼) 등의 브랜드를 단 호텔들이 서울 및 수도권을 중심으로 속속 들어서고 있다.
국내 호텔기업들 역시 새로운 체인 브랜드를 잇달아 선보이며 ‘안방 사수’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코로나19 창궐 후 급격한 성장세를 보이는 한국 호텔 시장을 두고 국내외 호텔기업들이 한판 대결을 벌일 태세다.
한국 공략 나선 글로벌 강자들
6일 호텔업계에 따르면 힐튼은 한국 총괄 담당을 선임했다. 힐튼이 한국 지역 총괄직을 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는 한국에서 ‘콘래드’ ‘LXR’ ‘더블트리바이힐튼’ 등 힐튼 브랜드 확장에 대한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힐튼은 다음달 경기 성남시 판교에 더블트리바이힐튼을 선보인다.
‘리츠칼튼’ ‘JW메리어트’ ‘르메르디앙’ ‘코트야드’ 등 30개 브랜드를 운영 중인 메리어트는 이미 지난해부터 공격적인 확장에 나섰다. 메리어트는 지난해 명동 르메르디앙, 명동 목시, 수원 포포인츠 바이 쉐라톤 등을 열었다.
2025년까지 한국 내 메리어트 브랜드 호텔을 50개로 늘릴 계획이다. 메리어트는 세계적으로 1억6000만 명이 넘는 멤버십 회원을 보유하고 있다. 이를 감안하면 국내 주요 기업이 한국으로 유입되는 해외 실속파 관광객들을 이들에 상당수 빼앗길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게 호텔업계의 시각이다.
수성 나선 국내 기업들
해외 호텔기업들은 한국에서 직접 호텔을 운영하기보다 국내 사업자에게 브랜드를 빌려주고 로열티를 받는 체인사업에 주력하고 있다. 부동산을 직접 매입·임차할 때 발생할 수 있는 자금운용 리스크를 최소화하고 안정적으로 이익을 거둘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국내 기업들도 글로벌 강자들의 공세에 맞서 국내외를 가리지 않고 체인사업을 확장하는 중이다. 신세계조선호텔앤리조트는 지난 1일 강원 양양에 연 ‘코랄로 바이 조선’에 ‘바이 조선’이라는 브랜드를 쓰도록 했다. 바이 조선은 소유주가 원하는 호텔의 개성은 유지하면서 조선호텔앤리조트의 운영 방식을 적용하는 브랜드다.
GS리테일의 호텔 계열사 파르나스호텔 역시 지난해 독자 브랜드 ‘파르나스’를 제주에서 선보였다. 이전까지는 서울 강남에서 인터컨티넨탈호텔그룹(IHG)의 브랜드를 빌린 호텔만 운영해왔다.
국내에서 체인사업으로 성공을 거둔 대표적인 사례는 ‘신라스테이’다. 호텔신라의 비즈니스호텔 브랜드인 신라스테이는 현재 서울, 제주, 부산, 여수 등 전국에서 14개 지점을 운영 중이다.
2021년 호텔신라가 신라스테이를 통해 올린 매출은 965억원, 영업이익은 55억원이다. 호텔업계 관계자는 “호텔 소유주들 사이에서 호텔을 안정적으로 위탁 운영하려는 수요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해외 진출 가속
국내 호텔업계 ‘빅2’인 호텔신라와 호텔롯데는 해외로도 체인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호텔신라는 ‘신라 모노그램’이란 브랜드를 2020년 6월 베트남 다낭에 내놨다. 앞으로 중국, 동남아시아 등 해외 10여 개 지역에서 신라 모노그램의 이름을 단 호텔을 열 계획이다.
호텔롯데 역시 러시아 사마라, 미국 시애틀, 미얀마 양곤에서 ‘롯데호텔’ 브랜드로 호텔을 위탁 운영 중이다.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에서는 비즈니스호텔 브랜드인 ‘롯데시티호텔’을 위탁 운영하고 있다.
국내 호텔업계는 체인사업을 확대하는 과정에서 IHG, 메리어트, 힐튼 같은 ‘큰 산’을 넘어서야 한다. 일찍이 글로벌 체인을 구축해 탄탄한 이용자층을 보유한 이들을 제치고 호텔 사업자들에게 자신들의 브랜드를 채택시키기란 만만치 않은 과제다.
국내호텔업계가 체인 사업 확대를 위해 신규 호텔 브랜드를 론칭하고 있다. 직접운영의 경우 부동산 매입·임차 등 초기 투자 비용이 많이 드는 반면 체인 방식은 부동산 없이도 로열티를 받아 수익을 올릴 수 있어 호텔업의 대표적인 외형 확대 모델로 꼽힌다. 체인 사업 위해 브랜드 늘리는 호텔 업계4일 호텔 업계에 따르면 신세계조선호텔앤리조트는 이달 1일 강원도 양양에 '코랄로 바이 조선'을 열며 '바이 조선'이라는 브랜드를 선보였다. 바이 조선은 소유주가 원하는 콘셉트의 호텔의 개성은 유지하면서도 조선호텔앤리조트의 호텔 운영 방식을 제휴하는 브랜드다.GS리테일의 호텔 계열사인 파르나스호텔 역시 지난해 독자브랜드 '파르나스'를 제주에서 론칭했다. 이전까지는 서울 강남에서 인터콘티넨탈(IHG)그룹의 브랜드를 빌린 호텔을 운영해왔다. 제주 호텔이 국내의 '파르나스'라는 이름을 단 호텔이긴 하지만, 향후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파르나스라는 브랜드를 빌려주는 방식으로 수익을 거둘 수 있게 된 것이다.국내에서 브랜드를 빌려주고 운영 노하우를 제공해 로열티를 받는 방식으로 성공을 거둔 대표적인 사례는 신라스테이다. 호텔신라의 비즈니스호텔 브랜드인 신라스테이는 2023년 2월 기준 서울, 제주, 부산, 여수 등 전국에서 14개 지점을 운영 중이다. 2021년 호텔신라가 신라스테이를 통해 거둔 매출액은 965억원, 영업이익은 55억원이다.한 호텔업계 관계자는 "팬데믹과 엔데믹으로 최근 3년간 호텔업계는 큰 변화를 겪었다"면서 "호텔 소유주들 사이에서는 위탁운영을 통해 호텔을 안정적으로 운영하려는 수요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국내 '호텔 빅2' 업체인 신라와 롯데는 해외로도 체인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호텔신라는 '신라 모노그램'이라는 브랜드를 2020년 6월 베트남 다낭에 선보였다. 향후 중국, 동남아시아 등 해외 10여 개 지역에서 신라 모노그램의 이름을 단 호텔을 오픈할 계획이다.호텔롯데 역시 러시아 사마라, 미국 시애틀, 미얀마 양곤에서 롯데호텔 브랜드로 호텔을 위탁 운영 중이다.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에서는 비즈니스 호텔 브랜드인 롯데시티호텔을 위탁 운영하고 있다. IHG·메리어트·힐튼 등은 넘어야할 산국내 호텔업계 체인 사업 확대에 있어서 가장 큰 경쟁상대는 IHG, 메리어트, 힐튼 등 해외 유명 호텔 체인사업자다. 일찍이 글로벌 체인을 구축해 탄탄한 이용자 층을 보유하고 있는 만큼, 신규 호텔 사업자가 국내 호텔이 아닌 해외 브랜드를 선호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브랜드 포트폴리오가 국내 호텔보다 훨씬 다양하다는 것도 해외 체인의 강점 중 하나다. 메리어트만 하더라도 리으칼튼, JW메리어트, 르메르디앙, 코트야드, 알로프트 등 30개 브랜드를 운영 중이다. 보유하고 있는 멤버십 회원도 전 세계적으로 1억6000만명이 넘는다.해외 호텔 체인들은 한국 시장의 성장성을 높게 평가하고 공격적으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메리어트는 지난해 명동 르메르디앙, 명동 목시, 수원 포포인츠 바이 쉐라톤 등을 열었다. 2025년까지 한국 내 메리어트 브랜드 호텔을 50개로 늘리겠다는 계획이다.콘래드, LXR, 더블트리바이힐튼 등의 브랜드를 운영하는 힐튼은 지난달 한국 총괄 담당을 선임하기도 했다. 힐튼이 한국 지역 총괄을 만든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한국 내 힐튼 브랜드 확장에 힘을 주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힐튼은 다음 달 판교에 더블트이바이힐튼을 선보인다.이미경 기자 capital@hankyung.com
직장인 윤모 씨(31)는 다음달 주말 친구들과 서울 시내 5성급 호텔의 딸기 디저트 뷔페를 찾으려 했지만 불발됐다. 다음달 예약을 미리 받는 날에 알람까지 맞춰 예약 사이트에 접속했지만 버튼을 채 누르지도 못했다. 예약 시간이 되자마자 순식간에 예약 마감 알림이 떴다. 윤 씨는 “다음 예약을 받을 때 다시 도전해보려 한다”고 말했다.31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특급호텔 ‘딸기 뷔페’가 20~30대 젊은층에서 선풍적 인기를 끌고 있다. 성인 1인당 가격이 7만~10만원에 달하지만 ‘작은 사치 로 만족감을 얻으려는 마니아층이 형성됐다. 치열한 경쟁을 뚫고 적어도 한 달 전에는 예약해야 맛볼 수 있을 정도다.딸기 뷔페에선 딸기를 재료로 사용한 케이크와 타르트, 마카롱 등 고급 디저트와 스테이크, 파스타 등 식사 메뉴를 맛볼 수 있다. 주요 특급호텔은 연말부터 연초까지 딸기철이 되면 한시적으로 딸기 뷔페를 운영한다.서울 반얀트리클럽&스파가 그라넘다이닝라운지에서 주말에 운영하는 딸기 디저트 뷔페는 이달 초에 다음달 예약까지 다 찼다. 가격이 성인 기준 8만원대로 지난해보다 18.8% 올랐지만 ‘예약 대란’이다. 서울 중구 롯데호텔의 딸기 뷔페인 ‘머스트 비 스트로베리’도 비슷한 상황. 딸기 뷔페를 지난해 12월부터 매주 주말마다 운영하고 있는데 성인 기준 가격이 9만원에 육박하는 수준으로 지난해보다 41.3%나 올랐지만 다음달 말까지 모두 예약이 끝났다.사이렇게 되자 딸기 뷔페 이용권이 중고 거래 커뮤니티에서 웃돈을 얹어 거래되기도 한다. 다음달 롯데호텔 딸기 뷔페 주말 이용권이 정가보다도 비싸게 올라왔다.딸기 뷔페 주고객층은 색다른 맛과 분위기를 즐기려는 20~30대 젊은이들이다. MZ(밀레니얼+Z) 세대를 중심으로 ‘인증샷 명소’로 떠오른 영향이 크다. 붉은 딸기를 활용한 화려한 장식과 플렉스(과시형 소비) 성향이 작용했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비싼 딸기를 고급 디저트로 즐기고 친구들이나 가족들과 ‘인생샷’도 찍으려는 젊은층이 많이 몰리는 분위기다. 유명 유튜버들이 앞다퉈 딸기 뷔페 ‘먹방’을 하며 화제를 불러일으킨 영향도 있다”고 귀띔했다.다만 방문 후 실망감을 표하는 이들도 적지 않다. 최근 딸기값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지만 특급호텔들은 딸기 뷔페 가격을 인상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농산물유통정보에 따르면 이날 기준 딸기 도매가격(2㎏)은 1년 전(3만9290원)보다 25.8% 내린 2만8820원이었다. 소매가격은 100g당 평균 1747원으로, 1년 전 가격보다 26.5% 싸다. 메뉴 구성이 매년 대동소이하다는 점도 비판 포인트다. 호텔들이 가격을 올리는 데만 집중하고, 소비자의 입맛을 맞추는 데 게으르다는 지적이 나온다.때문에 서울 강남의 한 호텔에선 치열한 예약 경쟁에 비해 취소하는 이들이 늘면서 실제로는 빈 자리가 계속 나온다는 이야기도 들린다. 지난달 말 딸기 뷔페를 찾은 홍모 씨(28)는 “힘들게 예약해 딸기 뷔페를 다녀왔지만 대폭 오른 가격에 비해 메뉴 수준이 예년보다 못해 실망스러웠다”며 “앞으로 굳이 딸기 뷔페를 찾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안혜원 한경닷컴 기자 anhw@hankyung.com
▶안재광 기자코로나 탓에 최근 3년간 해외여행 하는 게 너무 어려웠는데, 요즘은 많이들 나가시는 것 같아요. 올여름에는 억눌렸던 해외여행 수요가 폭발하면서 역대급으로 많이 나갈 것이란 전망도 있습니다.이렇게 해외여행이 많아지면 어떤 회사가 제일 돈 많이 벌 것 같은가요? 여행사 또는 항공사. 근데, 지금 언급할 회사는 돈 버는 차원이 달라요. 돈을 쓸어 담습니다. 한때 ‘황금알 낳는 사업’ 이런 표현을 쓰기도 할 정도였죠.이번 주제는 황금알 낳을 준비 중인 호텔신라입니다.호텔신라는 모르는 사람이 없죠. 서울 남산에 있는 한국 최고의 호텔이고. 제주도에 가면 다들 한 번씩 예약해 볼까 하다가, 가격 보고선 차마 예약은 못 하는.호텔신라는 과거 박정희 정부 때 외국 귀빈이 오면 모시는 '영빈관'으로 썼던 곳을 삼성이 인수하면서 시작된 회사인데요.삼성생명, 삼성전자 이런 삼성 계열사들이 현재 지분 17%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경영은 '재 드래곤',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동생인 이부진 사장이 하고 있죠.갑자기 든 생각인데 회사 이름을 왜 신라호텔이 아니라 호텔신라로 지은 지 잘 모르겠어요. 삼성은 계열사들 이름을 삼성전자, 삼성생명 이런 식으로 삼성을 앞에 쓰고 그 뒤에 전자, 생명처럼 무슨 사업 하는지 넣는데. 신라를 앞세우기 싫었나 하는 생각도 들고. 호텔롯데도 이름이 그런데 당시 트렌드였나 싶기도 해요. 누구 아시는 분 있으면 댓글 달아주세요.어쨌든 호텔신라는 이름하고 다르게 호텔은 부업이죠. 매출만 보면요. 이 회사 전체 매출 가운데 호텔 사업 비중은 10% 수준에 불과하고 대부분은 면세점으로 매출을 올리고 있습니다.면세점을 주력으로 하는 호텔신라는 코로나 때문에 굉장히 어려운 시기를 겪었어요. 코로나 직전인 2019년에연 매출이 5조원을 넘겼는데 2020년, 그리고 2021년 각각 3조원 수준에 머물렀고, 영업이익은 2020년 대규모 적자, 2021년에는 예년의 절반도 안 되는 1000억원 수준.작년에는 회복이 좀 됐는데, 이건 면세점보다는 호텔이 잘 됐기 때문입니다. 사람들이 해외에 잘 못 나가니까 ‘차라리 한국에서 제일 좋은 호텔로 여행 가자’, 그래서 서울 신라호텔, 제주 신라호텔 이런데 장사가 엄청나게 잘 됐대요. 매출의 10%밖에 안 되는 호텔 사업이 이익의 70%를 책임져 줬습니다.객실 투숙률이 80% 정도만 되면 거의 만실인데요. 엄청 비싼 펜트하우스나 스위트 룸 빼고 방이 다 찬 것이죠. 제주 신라호텔은 작년 내내 80% 안팎까지 투숙률이 올랐고, 서울 신라호텔도 3분기에 역대 최대 수준인 68% 수준까지 올랐어요.좀 싼 호텔인데 신라 브랜드 달고 있는 신라스테이는 83%였으니까, 없어서 방을 못 팔았다 이렇게 표현해도 무리는 없을 것 같습니다.이렇게 호텔이 잘되고 있는 상황에서 면세점까지 잘 되면 호텔신라는 대박이 터지는 것인데요. 면세점이 진짜로 잘 될 조짐을 보이고 있습니다. 우선 내국인, 그러니까 우리 국민이 해외로 나가는 출국자 수가 작년 11월에 100만명을 넘겼어요. 코로나 사태 이후에 한 달 출국자 수가 100만명을 넘긴 것은 처음이었어요.코로나 이전만 해도 한 달에 많게는 300만명 가까이도 나갔는데, 코로나가 터진 뒤에 10만명 수준으로 확 쪼그라들었죠. 그런데, 올여름부터 빠르게 늘기 시작하더니 100만을 넘긴 겁니다. 주변에 해외 출장, 해외여행 가시는 분들 쉽게 볼 수 있죠.호텔신라 면세점의 내국인 매출은 코로나 이후에 사실상 없다 이렇게 보면 될 정도로 미미했습니다. 코로나 이전에는 20% 안팎 했고요. 내국인, 그러니까 우리 국민들이 해외에 나가기 시작하면 당연히 면세품 구매가 늘겠죠. 요즘 여권 신청하러 가면 줄을 엄청나게 선다고 합니다. 해외여행 계획이 있으시면 여권부터 빨리 만드셔야 할 것 같아요.우리만 해외로 나가는 게 아니라 외국인 관광객도 한국에 많이 들어오고 있습니다. 작년 10월 외국인 관광객은 약 48만명까지 늘었는데요, 코로나 직후에 이 수치는 2만에서 3만명 수준에 불과했습니다. 코로나 이전에는 100만명 이상 됐는데, 그래도 많이 회복했네요.사실 호텔신라 입장에선 내국인 보다는 외국인, 그중에서도 면세점의 큰 손인 중국인 관광객이 느는 게 좋은데요. 아직까진 중국인보다는 미국, 일본 관광객이 더 많기는 합니다. 미국, 일본 사람들은 면세품 잘 안 삽니다. 그냥 백화점이나 아울렛 가서 사죠.중국이 제로 코로나 정책을 포기하고 요즘 막아 놨던 해외여행을 점차 풀고 있어서 앞으로는 많이 들어오겠죠. 중국 관광객은 올봄 이후에 급격히 많아질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습니다. 지금은 중국에서 코로나가 극심해서 우리도 중국 분들 오는 게 조금 부담이 되는 상황이죠.작년 11월 이후부터 외국인 투자자들이 호텔신라 주식을 사 모으고 있는데, 아마도 면세 사업의 기대감을 반영하고 있는 것 같아요.작년에 실적을 방어해 준 호텔 사업도 기대가 크죠. 호텔은 매출이 상대적으로 면세점에 비해 작다고는 해도 성장 가능성은 더 클 수 있어요. 요즘 호텔신라는 공격적으로 확장하고 있습니다. 특히 위탁경영, 그러니까 남에게 신라 이름을 쓰게 해주고 경영도 대신해주는 식으로 간판을 늘리고 있어요. 2021년 문을 연 신라스테이 서부산점이 국내에선 첫 사례였습니다.이건 브랜드 파워가 없으면 불가능한데요, 놀라운 것은 베트남 다낭 같은 세계적인 휴양지나 미국 캘리포니아 등 호텔 선진국에서도 신라 브랜드를 달겠다는 사례가 점점 늘고 있다는 것입니다.우리가 잘 아는 메리어트, 힐튼 이런 글로벌 호텔 체인도 대부분 이런 식으로 사업을 확장해서 커졌어요. 위탁경영은 호텔 짓느라 큰돈 들일 필요가 없어서 순식간에 호텔 수를 늘릴 수 있습니다.신라는 이제서야 첫걸음을 뗐는데 코로나가 풀려서 해외여행이 활성화되면 호텔신라에 위탁경영해주세요, 하고 요청하는 사례가 많아질 것 같습니다.이렇게만 보면 호텔신라에 장밋빛 전망만 있는 것 같지만 넘어야 할 산도 물론 있어요. 우선 면세점 사업이 옛날만큼 잘 될지 의문이 커지고 있습니다. 여행 제한이 풀려서 과거처럼 해외 관광객이 많이 들어 온다고 해도 면세품을 엄청나게 살까. 잘 모르겠어요.호텔신라뿐만 아니라 한국 면세점을 그동안 먹여 살린 것은 사실은 중국인들인데요. 중국인들이 한국 화장품을 너무 좋아해서 중국인 패키지 관광객들이 면세점 화장품을 다 쓸어 갔습니다. 중국보다 싸고 좋으니까. 중국은 짝퉁도 많아서.관광객으로는 부족해서 따이궁이라 불리는 보따리상이 등장해서 화장품을 엄청 사서 다시 중국으로 돌아가 팔아서 돈을 벌었습니다.이게 요즘은 주객이 전도돼서 한국 면세점 매출의 무려 90% 이상을 따이궁이 올려 줍니다. 왜, 공항 가면 화장품 포장 벗기고 알맹이만 따로 담으시는 분들 있잖아요. 무슨 일하듯 몇백개씩. 그분들이 따이궁이에요. 중국 사람들이 관광을 못 오니까 따이궁이 대신 사서 중국에 물건을 공급해요.그러니까, 화장품 회사에서 호텔신라 같은 한국 면세점에 물건을 주면, 이 물건을 중국 보따리상에 팔고, 보따리상이 중국 내 일반 소비자에게 파는 게 하나의 산업처럼 형성이 됐어요. 한국 면세점이 중국에 도매 사업자 역할을 하고 있는 겁니다. 코로나 때 한국 면세점이 그나마 버틴 것도 이 따이궁들이 매출을 올려줘서였어요.이게 마약 같아서 면세점들이 끊지를 못하고 도리어 따이궁 유치하려고 경쟁적으로 돈을 썼는데, 일종의 리베이트 같은 것이죠. 어감이 안 좋아서 면세점은 송객 수수료라고 불러요. 어쨌든 송객 수수료가 호텔신라 한 곳만 작년에 2조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이 됩니다. 매출의 30~40%를 송객 수수료로 쓰고 있어요.이렇게 장사하고 적자를 안 내는 게 신기할 정도입니다. 누가 봐도 이상한 상황이죠. 정상은 아니에요. 중국 정부도 이걸 당연히 알고 있습니다. 처음에는 규제하더니 지금은 한국 면세점 가서 돈 쓰지 말고, 하이난 같은 데 가서 써라. 하이난은 한국으로 치면 제주도 같은 곳이죠. 여기에 엄청난 면세점들을 지어서 면세점 수요를 자국으로 돌리고 있습니다.중국 면세점 CDFG란 곳이 코로나 터진 이후에 한국을 제치고 세계 1위 면세점으로 올라섰는데 다 이유가 있어요.또 하나가 중국인들이 과거처럼 한국 화장품을 좋아할 것인지가 의문인데요. 중국의 1인당 국민소득이 2019년 1만달러를 넘어선 뒤에 소비가 급격히 양극화되고 있습니다.화장품은 로레알, 랑콤 같은 유럽 브랜드 아니면 아예 자국 브랜드를 선호하는 현상이 갈수록 강해지고 있어요. 예를 들면, 중국에선 11월 11일 1이 네 개가 들어간 날을 독신자의 날이라고 해서 미국의 블랙 프라이데이처럼 대대적인 할인 행사를 여는데. 작년 독신자의 날 때 가장 많이 팔린 화장품 브랜드 순위에서 한국 제품이 하나도 없었습니다. 2019년에만 해도 LG생활건강의 후가 5위였고, 아모레퍼시픽의 설화수가 8위였는데 다 10위권 밖으로 밀렸죠. 그 자리를 위노나, 프로야 같은 중국 토종 브랜드가 차지했습니다.중국이 요즘 대놓고 한국을 디스하는 것도 부담이죠. 중국 정부가 최근에 한국인에 대한 비자 단기 발급을 중단하고 자국민에 대한 차별적인 방역 규제를 강도 높게 비판했는데요. 과거 사드 보복 때처럼 중국에서 대대적인 반한 감정이 생길 우려도 있습니다.사드 보복 당시에 롯데, 신세계 같은 한국 유통 회사들이 전부 중국에서 철수했고 현대자동차 판매도 그때부터 급감해서 지금은 거의 안 팔리고 있습니다. 이번에는 그런 일 없이 잘 넘어갔으면 좋겠어요.호텔신라를 이끄는 이부진 사장은 부친인 이건희 회장을 형제들 가운데 가장 많이 닮았다고 하는데요. 이건희 회장 때 삼성이 반도체, 휴대폰 사업을 일으켜서 일본 IT 기업들 다 이기고 지금의 삼성을 일궜듯이 이부진 사장도 호텔 위탁경영, 그리고 면세점 사업을 잘 키우기를 기원합니다.한국이 제조 아니고, 서비스 산업에서 1등 하는 게 거의 없는데 면세점, 호텔이 1등 하면 좋겠어요.호텔신라, 코로나 봉쇄가 끝나고 진짜 확 뜰지 눈여겨보겠어.기획 한경코리아마켓총괄 조성근 부국장진행 안재광 기자편집 박지혜·예수아·이하진 PD촬영 박지혜·예수아 PD디자인 이지영·박하영제작 한국경제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