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가 "미국 7월 '깜짝 고용'…공격적 금리 인상 불가피"
미국의 노동시장이 경기 침체 우려에도 전보다 더 강해진 것으로 드러나자 국내 증권사들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오는 9월에도 강도 높은 금리 인상에 나설 것이라고 8일 전망했다.

미 노동부가 5일(현지시간) 공개한 7월 고용 상황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달 비농업 일자리는 52만8천개 증가해 전달(39만8천개)보다 증가 폭이 늘었다.

이는 블룸버그통신이 집계한 전망치(25만개)의 두 배를 상회해 고용이 둔화할 것이라는 시장의 예상을 깨뜨렸다.

실업률은 3.5%로 1969년 이후 최저치였던 2020년 2월과 동일한 수치다.

실업률도 팬데믹(전염병의 세계적 대유행) 이전 수준으로 되돌아갔다는 뜻이다.

박성우 DB금융투자 연구원은 "미국의 7월 고용 지표는 침체와는 거리가 멀었다"며 "앞서간 연준의 (정책) 전환(pivot) 기대가 후퇴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지난달 연준의 공개시장위원회(FOMC) 이후 긴축 속도 조절론이 부상했지만 당분간 고강도 대응이 불가피하다고 본다"며 연준이 9월에도 기준금리를 0.75%포인트(p) 인상할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

박 연구원은 "7월 고용 보고서는 연준에 긴장감을 줬을 것"이라며 "기술적 침체 진입에도 실업률이 높아지지 않았고, 노동 수요 감소는 긍정적이었지만 노동 공급이 늘지 않아 임금 상승률이 다시 고개를 드는 등 노동 병목이 이어졌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도 "이번 고용 호조로 7∼8월 물가 지표가 예상만큼 둔화하지 않는다면 9월 FOMC에서 또 한 번 '자이언트 스텝'(한 번에 0.75%포인트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할 가능성이 커졌다"고 밝혔다.

다만 6월과 7월 연속으로 0.75%포인트의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한 연준이 9월에는 0.50%포인트 인상 정도로 속도 조절에 나설 수 있다는 전망도 상존한다.

공동락 대신증권 연구원은 "이번 고용 지표 호조를 근거로 연준이 다음 회의에서 이례적 기준금리 인상 기조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한다"면서도 "앞서 두 차례 자이언트 스텝을 밟은 데 따른 부담이 컸다는 점에서 9월에는 0.50%포인트를 인상해 긴축 강도의 제한적 조절에 나설 것"으로 예상했다.

이승훈 메리츠증권 연구원도 "정책 금리가 중립 수준을 넘어서기 시작했다"며 "내구재 소비와 투자를 중심으로 경기가 하강하고 있고, 노동시장이 과열의 정점을 통과한 점을 고려하면 금리 인상 속도 조절 가능성이 높은 편"이라고 설명했다.

이 연구원은 "9월 FOMC 전까지 확인 가능한 7∼8월 물가지표의 향방도 6월이 정점임을 시사할 가능성이 있다"며 "9월 0.50%포인트, 11월과 12월 0.25%포인트씩 인상으로 연말 연방기금금리(FFR)가 연 3.5%에 도달할 것이라는 전망을 유지한다"고 밝혔다.

김유미 키움증권 연구원은 "연준은 9월 FOMC에서 0.5%포인트 인상 이후 추가로 두 번의 0.25%포인트 (인상) 정도의 긴축 행보를 보일 것으로 전망한다"면서도 "기대인플레이션이 높아질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자이언트 스텝도 가능해 보인다"고 분석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