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을 매입하면 의무적으로 사야 하는 국민주택채권의 할인율이 2년 새 약 3.7배 급등했다.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가파르게 뛰고 있는 가운데 국민주택채권 할인율까지 치솟으면서 주택 구입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채권 할인율 급등…집 구입 부담 커져
8일 주택도시기금에 따르면 이날 기준 국민주택채권 할인율은 약 10.4%로 2년 전(약 2.8%)보다 3.7배가량 급등했다. 서울에서 9억원짜리 집을 산 사람이 국민주택채권을 매입(2790만원)해 바로 매도한다고 가정하면 본인 부담액이 2년 새 78만원에서 293만원으로 늘어난 것이다.

국민주택채권은 정부가 임대주택 건설, 분양자금 지원 등 국민주택 사업에 필요한 기금을 조성하기 위해 발행하는 채권이다. 주택, 토지 등 부동산을 구입해 등기를 신청하는 사람이라면 주택도시기금법에 따라 부동산 시가표준액의 일정 비율만큼 의무적으로 사야 한다.

매입 비율은 주택 가격의 1.3~3.1%로 해당 지역과 부동산 시가표준액에 따라 달라진다. 서울에서 시가 9억원인 아파트를 구입했다면 비율 3.1%가 적용돼 9억원의 3.1%인 2790만원어치 채권을 사야 한다. 그런데 국민주택채권은 수익률이 3% 수준으로 낮은 데다 5년 만기를 채워야 해 사자마자 은행을 통해 바로 할인해 파는 게 일반적이다. 9억원짜리 아파트의 경우 2년 전에는 2790만원에 산 채권에 2.8% 할인율을 적용해 은행에 2712만원에 팔고 부동산 소유주는 차액 78만원을 부담했다. 하지만 할인율 10.4%를 적용하면 부담액이 293만원으로 늘어난다. 최근 할인율이 급등한 것은 채권금리가 오르면서 채권 매도 금액이 급감했기 때문이다.

박상용 기자 yourpenci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