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여파로 글로벌 인플레이션 공포가 확산하고 있다. 특히 ‘석유화학의 쌀’로 불리는 나프타 가격 상승세가 가파르다. 나프타는 플라스틱, 섬유, 고무 등을 생산하는 기초 원료다. 거의 모든 소비재에 나프타를 원료로 한 석유화학 제품이 사용된다.

28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나프타 가격은 지난 25일 t당 910.7달러까지 치솟았다. 2월 초(837.6달러)에 비해 8.7%, 1년 전(599달러)과 비교하면 52%나 올랐다.

러시아는 한국의 최대 나프타 수입국이다. 한국의 지난해 수입량 2900만t 중 약 23%(667만t)를 러시아에서 들여왔다. 업계 관계자는 “러시아에서 나프타를 수입하기 어려워지는 최악의 경우까지 대비하고 있다”며 “중동지역 수입량을 늘리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나프타 가격이 오르면 플라스틱과 의류, 고무 등 거의 모든 소비재의 원가가 상승하게 된다. 업계에서는 5~6주가량 시차를 두고 국내 제품 가격에 반영될 것으로 보고 있다. 국내 석유화학회사들은 우크라이나 사태가 장기화하면 고객사에 공급하는 제품 가격 인상이 불가피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나프타뿐만이 아니다. 자원 부국인 러시아는 전기자동차 2차전지의 핵심 원료인 니켈 생산량 세계 5위다. 전기차 시장 확대로 이미 니켈 등 광물가격이 크게 오른 상황에서 우크라이나 사태는 불난 데 기름을 부은 격이라는 분석이다. 지난 24일 기준 니켈 가격은 t당 2만6105달러를 기록했다. 지난해 12월 20일(1만9370달러) 대비 약 두 달 만에 34.7% 올랐다.

남정민 기자 peux@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