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신경훈 기자
사진=신경훈 기자
서울 논현동 가구거리에 있는 전시장 ‘크리에이터스 쇼룸’에는 종합 건축자재 전문기업 한솔홈데코의 다양한 바닥재가 시공돼 있다. 소비자들이 편하게 바닥재를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하기 위해 한솔홈데코가 국내 공간 디자이너와 협력해 공간별 콘셉트에 따라 맞춤 시공했다. 이 회사는 올해 전문가를 초빙해 전 임직원을 대상으로 진행하는 B2C(기업·소비자 간 거래) 마인드셋(사고방식) 특강에도 열심이다. B2C 사업 역량 강화에 필요한 지식·정보를 공유하고 임직원의 공감대를 이끌어내는 데 방점이 찍혀 있다.

한솔홈데코가 B2C 중심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한 혁신에 속도를 내고 있다. 경영방침과 사업전략은 물론 제품과 조직문화 등 전방위 변신을 통해 B2C 기업으로 거듭난다는 구상이다.

김경록 한솔홈데코 대표는 “소비자 직접 판매를 위한 유통 채널의 변화가 아니라 최종 소비자와의 접점을 강화하고 소비자 가치에 부합하는 브랜드 경쟁력을 확보함으로써 소비자가 자발적으로 한솔홈데코 제품을 선택하도록 하는 게 B2C 변신의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대리점 유통점 등 파트너들과 협업을 통해 건축자재 시장에서 소비자에게 차별화된 가치를 지속적으로 제공하고 경쟁 우위를 유지하기 위한 노력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소재~가구 도어 원스톱 제조

한솔홈데코는 한솔그룹 계열사로 목재에 대한 전문지식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해외 조림사업과 제재목, 가구 소재, 인테리어 자재를 제조·유통하는 종합 건축자재 회사다. 가구 소재는 중밀도섬유판(MDF), 멜라민 함침 무늬지(LPM), 폴리에틸렌테레프탈레이트(PET) 보드에 이르는 단계별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국내 최초로 소재에서 표면 가공, 가구 도어에 이르는 원스톱 제조 시스템을 갖췄다. 인테리어 자재는 SB마루, 강마루, 강화마루 등 마루와 폴리염화비닐(PVC) 바닥재, 도어·몰딩, 벽면재, 시트재 등 포트폴리오가 다변화돼 있다.

이런 경쟁력은 해외 조림사업이 적잖은 원동력이 됐다는 평가다. 한솔홈데코가 1993년 서호주 지역 1만6000㏊에서 유칼립투스 조림을 한 게 국내 기업 해외 조림의 효시로 꼽힌다. 1996년 뉴질랜드에 진출한 이후 현재 1만㏊의 조림(라디에타 소나무)을 하고 있다. 이 회사 관계자는 “국내 목재 수급의 84%가 수입에 의존하고 있어 자급률이 16%에 불과하다”며 “해외 조림사업을 통해 목재 자원을 안정적으로 공급하고 온실가스 감축에 기여하는 등 지구 기후 변화 대응에 적극 동참할 것”이라고 말했다.

B2C 특화 제품 인기

한솔홈데코의 다양한 가구 소재와 인테리어 자재 중 가장 인기 있는 제품은 섬유판 강마루인 SB마루다. 물에 강하고 열효율이 뛰어난 데다 유지·보수가 쉬워 온돌난방에 최적화된 마루라는 평가를 받는다. 좌식 문화와 맨발 보행 등으로 습기 및 열에 의한 마루 변형에 민감한 한국 주거문화에 적합하기 때문이다. 속초, 제주, 서울 잠실 등에 있는 롯데리조트 및 호텔 객실 바닥재로 사용되고 있다. 바닷가에 있는 리조트는 해무 등으로 마루 바닥이 변형될 수 있는데 SB마루는 내수성이 강해 변형 걱정 없이 오래 사용할 수 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한솔홈데코가 생산한 E0 등급의 친환경 MDF를 활용해 만든 ‘한솔 스토리보드’의 성장세도 두드러진다. 주로 붙박이장과 주방 가구 도어로 사용되는데 2017년 출시 당시 판매량은 월 2000장 수준이었다. 지금은 월 10만 장까지 늘어나 성장세가 5000%에 육박한다. 매월 3만 가구의 부엌가구 도어에 쓰일 수 있는 양으로 추산된다.

국내 최초 반려동물 전용 마루 제품인 ‘한솔펫마루’도 기대주다. 미끄럼 방지 기술을 적용해 활동이 많은 반려동물의 부상을 방지할 수 있도록 제조됐다. 이들 제품은 모두 B2C에 특화됐다는 게 공통분모다. 한솔홈데코 관계자는 “철저히 소비자 중심의 B2C 사업 전략 변화에 따라 선보인 제품의 인기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소비자 접점 대폭 확대

한솔홈데코는 소비자와의 접점을 늘리기 위한 B2C 마케팅에도 지속적으로 공을 들이고 있다. 마루업계 최초로 유튜브 채널 ‘한솔 알쓸인잡’을 개설하고 유용한 인테리어 상식과 정보를 동영상으로 업로드하며 소비자와의 소통을 이어가고 있는 게 좋은 예다.

바닥재와 관련한 정보를 드라마 형식으로 만든 유튜브 영상 ‘바닥의 비밀’은 32만 뷰를 넘어설 정도로 인기가 높다는 평가다. 회사 관계자는 “일상에서 소비자들이 궁금해하는 인테리어 방법을 소개하고 소비자의 고민을 현장에서 직접 뛰는 사내 전문가가 해결해 줘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고 설명했다. 3차원 가상세계인 메타버스를 활용한 소비자 접점 체험 이벤트도 호평받고 있다.

한솔홈데코는 사내외 전문가그룹으로 구성된 디자인혁신위원회를 통해 차별화된 디자인 역량 확보에도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블로그와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 SNS를 통한 마케팅에 열심인 것도 B2C 역량 강화와 같은 맥락이다. 김경록 대표는 “소비자에게 디자인은 물론 친환경과 기능성 등 차별화된 가치를 종합적으로 제공함으로써 고객의 집을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공간으로 만드는 게 목표”라며 “소비자 만족도를 꾸준히 높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김병근 기자 bk1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