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상필 한국은행 경제통계국장이 3분기 성장률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 = 한국은행)
황상필 한국은행 경제통계국장이 3분기 성장률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 = 한국은행)
우리나라의 3분기 경제성장률이 전기대비 0.3% 증가를 기록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4차 확산으로 민간소비가 타격을 입은 영향이다. 한국은행은 기존 전망 경로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한국은행이 26일 발표한 '2021년 3분기 실질 국내총생산(속보)'에 따르면 3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전기 대비 0.3% 증가했다. 지난해 2분기(-3.2%)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전년 동기 대비 3분기 성장률은 4.0%를 기록했다. 이는 2021년 1분기(1.9%) 이어 최고치다.

황상필 한국은행 경제통계국장은 "이번에 3분기 0.46% 성장할 것으로 봤는데 이번 나온 전망치 0.3%는 그에 비해 크게 우려할 수준은 아니다"라며 "코로나19 재확산으로 민간소비가 감소하고, 차량용 반도체 공급 차질과 건설자재 수급 불균형 등 글로벌 공급망에서 병목현상 발생한 데 따른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3분기 건설투자 감소 폭은 전기 대비 확대됐고, 민간소비와 설비투자는 감소 전환했다. 건설투자는 토목건설을 중심으로 3.0% 감소했고, 설비투자는 운송장비가 줄면서 2.3% 감소했다.

민간소비도 음식료품 등 비내구재는 늘었지만, 음식숙박 오락 등 서비스가 줄면서 0.3% 감소했다. 수입은 운송장비 등이 줄면서 0.6% 감소했다. 반면 수출은 석탄 및 석유제품, 기계 및 장비 등을 중심으로 1.5% 증가하면서 지난 2분기(-2.0%) 대비 플러스로 전환했다. 미국을 비롯한 주요국의 견조한 수요가 반영된 결과로, 이는 올해 1분기(2.0%) 이후 최고치다.

생산 측면으로 3분기 경제를 살펴보면 농림어업은 재배업을 중심으로 8.8%나 증가했다. 전기가스수도사업도 전기업을 중심으로 0.8% 늘었다. 제조업은 기계 및 장비 등이 늘면서 0.2% 증가했고, 서비스업도 금융 및 보험업 정보통신업 등이 늘어 0.4% 늘었다. 반면 건설업은 토목건설 등이 줄어 1.7% 감소했다.

3분기 실질 국내총소득(GDI)은 전기 대비 0.3% 증가했다. 교역조건이 전분기 수준을 유지하면서 실질 GDP 성장률(0.3%)과 비슷하게 늘었다. 이는 올해 1분기(1.8%) 이후 최고치다.

한은은 이번 3분기가 전망 경로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황상필 국장은 "3분기 경제성장률은 지난 8월 한은이 내놓은 전망 경로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은 회복세를 나타낸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며 "올해 4분기 성장률이 전기 대비 1.04%를 상회하면 연간 4% 달성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3분기 성장률이 0.6%를 기록해야 연간 성장률 4%에 도달할 수 있다고 전망한 바 있다.

4분기 성장률에 대해서도 낙관적인 입장을 유지했다. 황 국장은 "최근 말레이시아 차량용 반도체 공장 재가동 등의 소식도 있고, 글로벌 공급망 병목현상은 시차를 두고 해소될 것으로 본다"며 "백신 접종 확대와 함께 11월 방역체제가 (위드코로나로) 전환되면 대면서비스를 중심으로 민간소비가 늘어나고, 유류세 인하 조치와 2차 추경(추가경정예산) 효과 등도 소비 진작에 영향을 줄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4분기엔 민간소비가 진작될 것으로 전망했다. 3분기에 집행된 추경 예산이 시차를 두고 4분기에도 소비 진작 효과를 이끌 것으로 예상돼서다. 황 국장은 "1차 추경은 15조였는데 경제 성장에 0.1~0.2% 기여하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예상했고, 이번 지원 규모는 34조9000억원으로 지난번보다 크다"며 "시차를 두고 정부소비, 정부투자 뿐 아니라 민간소비 증가에 크게 기여하고, 방역정책도 전환되면서 민간소비가 크게 반등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짚었다.

고은빛 한경닷컴 기자 silverligh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