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산업협력 콘퍼런스…기술 패권전쟁 '뭉쳐야 산다'

"반도체 기술부터 공동 개발하자"
양국 산학연 컨소시엄 구축 제안

韓, 원료의약품 해외 의존 83%
진단키트 등 바이오 분야 협력

한국서 성장한 퀄컴이 모범사례
양국 '윈윈' 될 분야 무궁무진
한미협회는 27일 서울 태평로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주한미국상공회의소, 중소기업중앙회와 공동으로 제1회 한·미 산업협력 콘퍼런스를 열었다. 앞줄 왼쪽부터 정순남 한국전지산업협회 부회장, 제임스 김 주한미국상공회의소 회장, 최중경 한미협회장, 우태희 대한상의 상근부회장. 둘째줄 왼쪽부터 이승규 한국바이오협회 부회장, 장석인 한국산업기술대 석좌교수, 이학영 한국경제신문 고문.   김범준 기자

한미협회는 27일 서울 태평로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주한미국상공회의소, 중소기업중앙회와 공동으로 제1회 한·미 산업협력 콘퍼런스를 열었다. 앞줄 왼쪽부터 정순남 한국전지산업협회 부회장, 제임스 김 주한미국상공회의소 회장, 최중경 한미협회장, 우태희 대한상의 상근부회장. 둘째줄 왼쪽부터 이승규 한국바이오협회 부회장, 장석인 한국산업기술대 석좌교수, 이학영 한국경제신문 고문. 김범준 기자

한국과 미국의 경제계가 공동으로 참여하는 반도체 기술 개발 컨소시엄 구축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원천기술 단계부터 공동 개발해 반도체 생태계를 조성하자는 취지다. 바이오 부문에선 한국 기업들이 강점을 갖고 있는 코로나19 진단키트를 시작으로 미국과의 협력 부문을 늘려가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한미협회는 27일 이 같은 내용을 핵심으로 한 한·미 산업협력 콘퍼런스를 열었다. 최중경 한미협회장은 “지속가능한 한·미 동맹의 핵심 기반은 양국이 경제적 이익을 공유하는 것”이라고 행사 의미를 설명했다.
“반도체 소부장에서 협력 강화해야”
이날 행사에서 패널로 나선 안기현 한국반도체산업협회 전무는 반도체 소재 및 부품, 장비(소부장) 제조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한국과 미국이 세계 반도체 시장의 70%를 차지하고 있지만 이면엔 일본과 유럽 등에 소부장 부문의 의존도가 크기 때문이다. 안 전무는 “한·미가 반도체 원천기술 단계에서 학교와 연구소, 관련 기업들이 같이 공동연구개발을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양국 소부장 기업이 상호 진출하면 자국 기업과 동등한 수준의 지원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바이오 부문에서도 양국이 협력을 강화할 필요성이 있다는 점이 언급됐다. 이승규 한국바이오협회 부회장은 “한국은 바이오 의약품 원료의 해외 의존도가 83%를 넘는 만큼 동맹국과 협력해야 할 필요성이 크다”며 “한국이 강점을 갖고 있는 바이오시밀러와 코로나19 진단키드 등을 중심으로 미국과의 협력을 확대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미국 정부가 코로나19 백신 생산 등에 사용되는 원료의약품(API)의 자국 생산 확대를 위한 다양한 투자 인센티브를 추진 중인 점도 소개했다.
“퀄컴 사례 확산시켜야”
한·미 산업협력의 모범사례로 퀄컴이 언급되기도 했다. 이학영 한국경제신문 고문은 1980년대까지 중소기업에 불과했던 미국의 퀄컴이 한국 시장에서 코드분할다중접속(CDMA)부터 5세대(5G) 이동통신 개발에 이르기까지 통신 분야에서 협력하며 함께 성장한 점을 사례로 들었다. 그는 “퀄컴처럼 한·미 간 산업협력으로 양국 기업 모두에 큰 이익이 될 분야가 널려 있다”고 말했다.

그는 차세대 산업 분야 국제표준을 확실하게 장악하기 위한 협력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이 고문은 “중국 정부는 통신·전력송출·인공지능(AI) 등 각 산업의 국제표준을 장악하기 위해 자금력은 물론 정치적 영향력까지 총동원하고 있다”며 “반도체, 2차전지, 수소, 재생에너지, 탄소포집 저장장치 등 분야에서 협력 속도를 높일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6G 통신부문 협력 방안도 함께 제시됐다. 장석인 한국산업기술대 석좌교수는 이날 주제발표에서 “6G 네트워크를 개발하려는 미국의 노력을 감안할 때 기술 인프라와 관련한 한·미 협력을 생각해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 밖에 석유화학 부문에선 탄소중립 시대가 도래하면서 이산화탄소 순배출량 제로(넷제로)를 위한 원천기술 공동개발도 도모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박신영 기자 nyusos@hankyung.com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