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반도체 벨트' 구축 속도
정부는 ‘K반도체 전략’에 기업들과 함께 국내에 세계 최대·최첨단 반도체 공급망을 구축하겠다는 의지를 담았다. 정부가 인허가와 인프라 시설을 지원키로 하면서 반도체 단지 조성이 속도를 낼 전망이다.

K반도체 벨트는 △소재·부품·장비(소부장) 특화단지 △첨단장비 연합기지 △첨단 패키징 플랫폼 △팹리스(설계) 밸리를 각각 구축한 다음 기존 제조시설을 연결해 2030년까지 완성된다. 이 벨트는 경기 성남 판교와 용인 기흥~화성~평택~충남 아산 온양의 서쪽, 경기 이천~충북 청주의 동쪽이 용인에서 연결돼 ‘K자’ 모양을 띤다.

소부장 특화단지는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를 중심으로 조성된다. SK하이닉스의 대규모 반도체 팹(Fab·생산시설) 인근에 국내외 소부장 기업 50여 개를 동반 입주시켜 소부장 공급 안정성을 높인다는 구상이다. 특화단지 내에는 양산 팹과 연계한 반도체 테스트베드를 구축한다.

정부는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연내 착공을 위해 정부·지방자치단체의 인허가와 기반시설 확보 등을 지원하는 방안도 K반도체 전략에 담았다. 우선 안정적인 용수 공급을 위해 용인·평택 등 반도체 단지의 10년치 용수 물량을 확보하고, 인허가도 빠른 시일 내에 내주기로 했다. 정부와 한국전력은 소부장 특화단지 송전선로 설치비용의 최대 50%를 부담하기로 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국내 반도체업계가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하는 데 밑거름이 될 지원책”이라며 “여러 분야 대책을 포괄하고 있어 기업들에 실질적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1조원의 비용을 투입해 용인에 기반시설을 직접 조성할 계획이던 SK하이닉스는 이번 지원책으로 숨통이 트였다는 평가다. SK하이닉스는 그동안 관계부처에 용인 반도체클러스터 기반시설 지원을 요청했지만 번번이 거절당했다. 사업장의 입지가 수도권인 데다 SK하이닉스가 대기업인 까닭에 법적 근거가 없다는 것이 정부 논리였다. 하지만 반도체 패권 경쟁의 최전선에 있는 대기업도 지원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으면서 분위기가 바뀌었다는 평가다.

평택·화성, 이천·청주의 메모리 생산기지는 최첨단 기술이 최초 적용·양산되는 기술 선도형 팹으로 활용키로 했다. 특히 평택·화성은 올해 안에 EUV(극자외선) 기반 7나노 이후 첨단 파운드리 생산능력을 확대한다는 구상이다. 판교 부근에는 ‘한국형 팹리스 밸리’가 새로 조성된다. 정부는 ‘시스템반도체 설계지원 센터’ 기능 강화를 통해 팹리스 기업의 성장 환경을 조성할 계획이다.

이지훈/이수빈 기자 liz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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