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가 빛을 디지털신호로 바꾸는 반도체인 이미지센서 시장 공략을 본격화한다. 업계 최소 픽셀(화소) 크기인 0.7마이크로미터(㎛) 신제품을 연내 출시하고 보안 카메라와 바이오 기기용 이미지센서도 선보일 계획이다. 이미지센서 적용 범위가 스마트폰에서 자율주행차, 로봇 등으로 확대되면서 세계 시장은 연평균 10% 이상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일본 소니와 삼성전자가 세계 시장의 6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기술력으로 삼성 추격

SK하이닉스 '이미지센서 추격전' 속도
5일 반도체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픽셀 크기 가로·세로 0.7㎛의 6400만 화소 제품을 개발 중이다. 연내 출시가 목표다. 픽셀은 빛을 받아들여 이미지를 구성하는 최소 단위다. 픽셀 크기가 작을수록 이미지센서 크기가 줄고, 고화소를 구현하는 게 쉬워진다. 업계에선 픽셀 크기를 최소화하면서 화질 손상이 없는 이미지센서 개발 경쟁이 치열하다. 삼성전자는 2019년 9월 0.7㎛ 픽셀 이미지센서를 출시했다. 현재 0.6㎛ 제품을 개발 중이다.

SK하이닉스는 점유율 확대를 위해 스마트폰용 제품 외에 보안카메라, 바이오 기기용 제품도 내놓는다는 전략이다. 회사 관계자는 “새로운 시장 진입을 통한 제품 다양화로 이미지센서 시장에서 입지를 다질 것”이라고 말했다.

4800만 화소 제품 글로벌 업체에 납품

SK하이닉스는 최근 이미지센서 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제품은 경기 이천의 300㎜(12인치) 웨이퍼 기반 M10 공장과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자회사인 SK하이닉스시스템아이씨 200㎜(8인치) 공정에서 생산한다.

2019년 하반기 1.0㎛ 픽셀 기반 2000만 화소 제품을 내놓으며 이른바 ‘프리미엄 시장’에 진입했다. 작년엔 0.8㎛ 픽셀의 4800만 화소 제품을 개발해 글로벌 스마트폰 업체에 납품하기 시작했다.

SK하이닉스는 이 과정에서 ‘블랙펄’이란 자체 브랜드를 2019년 론칭하며 고급 제품 마케팅을 본격화했다. 지난해 10월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반도체 대전’에선 소니가 주도하는 ToF(비행시간 측정 기술 활용) 이미지센서를 개발한다는 사실도 공식적으로 밝혔다.

점유율도 조금씩 상승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TSR에 따르면 지난해 시장점유율 추정치는 3.2%로 2019년(2.6%)보다 0.6%포인트 올랐다. 같은 기간 매출도 4억3580만달러에서 5억8220만달러로 33.6% 증가했다.

2024년 이미지센서 시장 규모 28조원

SK하이닉스의 주력 사업은 D램, 낸드플래시 등 메모리 반도체다. 시스템 반도체 사업 중 이미지센서에 공을 들이는 이유는 성장성 때문이다. 스마트폰에 들어가는 센서는 증가 추세다. DSLR·감시 카메라용 수요도 꾸준하다.

최근엔 자율주행차, 로봇, 스마트가전, 증강현실(AR)·가상현실(VR) 기기의 핵심 부품으로 자리잡고 있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TSR에 따르면 CMOS이미지센서 시장 규모는 지난해 179억달러에서 2024년 249억달러로 커질 전망이다.

이미지센서 라인 증설에는 신중한 입장이다. 기존 D램 라인을 전환해야 하는데 메모리 반도체 업황도 ‘슈퍼사이클’에 접어들고 있다는 분석이 많아 선뜻 전환을 결정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SK하이닉스시스템아이씨 상황도 녹록지 않다. 세계적으로 파운드리 공급이 수요를 못 따라가면서 외부 업체 주문이 몰리고 있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현재 M10의 나머지 라인을 이미지센서로 추가 전환하는 건 쉽지 않다”며 “최대한 성과를 내기 위해 시장 상황에 맞춰 전략적으로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황정수 기자 hj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