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의 차세대 전기자동차 아이오닉 5가 한국에 이어 유럽에서도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28일 현대차 유럽법인에 따르면 지난 25일 유럽에서 3000대 한정으로 아이오닉 5의 사전 계약을 받은 결과 1만 명 이상이 신청했다. 하루 만에 ‘완판’한 것이다. 현대차는 계약금 1000유로(약 140만원)를 받고 사전 계약한 만큼 다수가 실제 구매로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차 관계자는 “아이오닉 5 공개 이후 차량에 대한 문의가 23만여 건에 달했다”고 밝혔다.

아이오닉 5는 현대차그룹의 전용 플랫폼(E-GMP)을 적용한 첫 전기차다. 국내에서는 하루 만에 2만3760건의 사전 계약이 이뤄졌다. 올해 판매 목표(2만6500대) 대부분을 하루 만에 판 셈이다. 국내 자동차 사전 계약 중 사상 최대 규모다. 5분만 충전해도 100㎞를 주행할 수 있는 초고속 충전 시스템과 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에 맞먹는 실내 공간 등이 주목받고 있다.

현대차에 이어 기아도 다음달 첫 E-GMP 적용 전기차 CV를 공개한다. 차량 이름은 EV1~EV9 중 하나로 정해질 예정이다. CV도 인기몰이에 성공한다면 현대차그룹이 글로벌 전기차 시장에서 확실한 입지를 다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유럽은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전기차 시장 중 하나다. 지난해 유럽에서는 모두 74만5684대의 전기차가 팔렸다. 전년(36만164대) 대비 두 배 이상 늘었다. 올해는 100만 대 넘게 팔릴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현대차·기아는 지난해 서유럽 시장에서 전기차 9만5917대를 판매했다. 2019년(4만3455대)과 비교하면 120% 넘게 성장했다. 현대차와 기아는 올해 유럽에서 전기차 7만 대, 6만 대를 각각 판매하겠다는 계획이다.

도병욱 기자 dod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