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증권, 지난해 1~3월 총 580억원어치 팔아
분조위 올라온 3건, 60~70% 배상비율 결정
KB증권이 '라임 사모펀드'의 대규모 환매 사태와 관련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업무 일부 정지와 과태료를 처분을 받게 된 가운데 서울 여의도 KB증권 사옥 사거리 신호등에서 빨간불이 켜져 있다.

KB증권이 '라임 사모펀드'의 대규모 환매 사태와 관련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업무 일부 정지와 과태료를 처분을 받게 된 가운데 서울 여의도 KB증권 사옥 사거리 신호등에서 빨간불이 켜져 있다.

#.60대 주부 최모씨는 어느날 평소 금융상품을 소개해줬던 은행 직원의 전화를 받았다. 수익률 6%의 상품이 있다는 말에 솔깃한 최씨는 복합점포에서 증권사 직원을 소개받아 펀드에 가입했다. 최씨는 “검은 것은 글씨요, 하얀 것은 종이라는 것밖에 모르니 알아서 해달라”고 했다. 판매자는 기존에 사실과 다르게 등록된 투자자성향(공격투자형)을 토대로 초고위험상품을 권유하면서 전액 손실을 초래한 총수익스와프(TRS) 위험성 등에 대해서는 설명하지 않았다.

금융감독원이 KB증권에 라임자산운용 펀드 판매와 관련해 투자자들에게 최대 70%를 배상하라고 결정했다.

31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감원은 전날 KB증권의 라임 펀드 판매와 관련해 금융분쟁조정위원회(분조위)를 개최하고 이 같은 배상비율을 결정했다.

현재 라임이 운용하던 173개 펀드(1조6700억원) 가운데 환매 연기 사태로 개인은 4035명, 법인은 581곳이 피해를 입었다. 지난 21일까지 총 673건의 분쟁조정 신청이 들어왔다.

사후정산 방식에 가장 먼저 동의한 KB증권과 관련된 부분은 지난해 1~3월 판매한 '라임AI스타1.5Y'다. 이는 ‘플루토 FI D-1호’(국내 사모사채)에 속한다. 총 580억원이 팔렸고, 42건의 분쟁이 접수됐다.

분조위에 올라온 3건 모두 KB증권의 손해배상책임이 인정됐다. △투자자성향을 확인하지 않고 펀드가입이 결정된 후 공격투자형으로 사실과 다른게 변경했다는 점 △전액손실을 초래한 TRS 위험성은 설명하지 않고 초고위험 상품을 안전한 펀드라고 설명한 점 △KB증권이 TRS 제공사이자 펀드 판매사로 투자자보호 노력을 소홀히 했다는 점 등에서다.

3건에 한해 60~70%의 배상비율이 결정됐다. 영업점 판매직원의 적합성 원칙과 설명의무 위반에 따라 기존 분쟁조정 사례와 동일하게 30%를 적용했다. 다만 본점차원의 투자자보호 소홀 책임, 초고위험상품 특성 등을 고려해 배상비율에 30%를 추가로 더했다.

이렇게 계산된 60%를 기준으로 투자자별 판매사의 책임가중사유와 투자자의 자기책임사유 등을 가감 조정해 최종 배상비율을 산정했다. 예컨대 금융투자상품 자체를 이해하지 못한 60대 주부의 경우 70% 배상을, 투자를 꺼리는 고령자에게 안전하다며 지속적으로 권유한 경우에도 역시 70%를, 전액손실을 초래한 TRS 위험성에 대해 설명하지 않은 것에 대해서는 60%를 배상하라고 했다.

다만 투자자들과 판매사들 간에 이뤄질 자율조정에서는 배상폭이 더 넓어질 전망이다. 분조위에서 결정된 3건 이외의 나머지 투자자들에 대해서는 배상기준에 따라 최소 40~80% 사이에서 배상비율이 결정된다. 법인은 하한폭이 30%로 더 낮다. 투자자별로 적합성원칙 위반여부, 투자경험 등에 따라 차등 적용될 예정이다.

송평순 금감원 분쟁조정2국 부국장은 "신청인과 KB증권이 조정안을 접수한 추에 20일 이내 조정안을 수락하게 되면 조정이 성립된다"며 "나머지 조정대상에 대해서는 분조위 배상기준에 따라 자율조정 등의 방식으로 처리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KB증권 이외의 나머지 판매사에 대해서는 내년 상반기 중 순차적으로 분쟁조정 절차가 진행될 예정이다. 판매사들이 사후정산 방식에 동의한다는 전제 하에서다.

이 밖에 금감원은 옵티머스 펀드에 대해서는 내년 1분기까지, 독일헤리티지펀드와 디스커버리펀드, 이탈리아헬스케어펀드의 경우는 내년 2분기까지 분쟁조정을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이송렬 한경닷컴 기자 yisr020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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