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부터 ‘마이데이터(본인신용정보관리업) 시대’가 본격적으로 열리면 국내 금융 생태계에 또 한 번의 큰 변화가 예상된다. 마이데이터는 은행·카드·보험 등 여러 금융회사에 퍼져 있는 개인정보를 한곳에 모아 관리하고, 이를 통해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이다.

마이데이터 시대엔 개인이 데이터 소유권을 넘겨받게 된다. ‘내 데이터는 내 마음대로 활용하겠다’고 선언할 수 있다. 개인정보 열람권을 제3자에게 넘길 수도 있다. ‘내 정보를 다 줄 테니 나에게 최적화한 서비스를 제시해달라’는 제안이 가능해진다. 지난 8월 개정 신용정보법 시행을 계기로 법적 근거가 마련됐다. 금융당국은 허가 심사를 진행 중이며 내년 초 1단계 사업자를 선정할 예정이다.

전문가들은 마이데이터가 활성화하면 신용 데이터를 활용한 혁신적 시도가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금융상품을 일목요연하게 보여주는 ‘통합 자산관리’와 소비자가 최저가 대출을 추천받는 ‘역경매 서비스’ 등이 대표적이다.

사업이 본격화하면 ‘게임의 방식’이 달라진다. 소비자 동의가 있었다면 마이데이터 사업체끼리는 정보를 공유해야 한다. 활용 가능한 데이터가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셈이다. 의료, 쇼핑 정보와 결합하면 더욱 다양한 비즈니스가 가능하다. 핀테크업계 관계자는 “금융사가 소비자에게 혜택을 먼저 제안하는 방향으로 마케팅이 바뀔 것”이라고 말했다.

임현우 기자 tard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