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소중립’ 논의의 역사는 45년 전인 1975년 시작됐다. 윌리엄 노드하우스 미국 예일대 교수는 그해 쓴 보고서에서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이지 않으면 지구 온도가 산업화 이전 대비 2.4~4.4도 상승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후 국제사회 논의의 기준이 된 ‘2도’ 이하 상승 제한의 필요성을 처음으로 제기한 것이다. 노드하우스 교수는 2018년 노벨경제학상을 받기도 했다.

국제사회가 처음 힘을 합치기로 한 것은 그로부터 22년 뒤인 1997년 교토의정서에 합의하면서다. 미국, 일본 등 선진국들이 앞장서 탄소 배출을 줄이고, 온난화를 막자는 협약이다. 하지만 합의 4년 만인 2001년 미국이 자국 산업 보호 등을 위해 탈퇴하면서 힘이 빠지기 시작했다.

2006년엔 기후변화 경제학의 교과서로 불리는 ‘스턴 보고서’가 나왔다. 니컬러스 스턴 영국 런던정경대 교수는 이 보고서에서 ‘온실가스로 인한 비용이 세계총생산(GWP)의 20%까지 늘어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스턴 보고서는 학계에 큰 논쟁을 불렀다. 노드하우스 교수는 이 보고서가 과장됐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 논쟁은 기후변화 사실 여부가 아니라 기후변화의 비용을 어떻게 따질 것이냐에 관한 것이었다.

이후 ‘2도’ 논의가 본격화하기 시작했다. UN IPCC(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는 2007년 4차, 2014년 5차 보고서에서 인간이 감내할 수 있는 한계상승 온도를 ‘2도’로 설정했다. IPCC 보고서를 바탕으로 2015년 맺어진 파리협정은 2도보다 훨씬 낮은 수준으로 온도 상승을 억제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나아가 1.5도보다 덜 상승하도록 노력하자는 내용을 담았다.

2018년 UN IPCC는 1.5도 목표를 이루기 위해 전 세계가 2050년까지 탄소중립을 달성해야 한다는 특별보고서를 발표했고, 총회에서 회원국 만장일치로 채택했다.

김일규 기자 black041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