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설계사, 대리운전기사 등 특수고용직(특고) 종사자 10명 중 8명은 고용보험 가입을 희망한다는 정부 조사결과가 나왔다. 하지만 앞서 경제단체들이 조사한 결과와는 차이가 커 국회 입법 과정에서 논란이 예상된다.

고용노동부는 10일 특고 종사자 3350명을 대상으로 한 고용보험 적용 관련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지난 6~7월 1차 긴급고용안정지원금을 받은 특고 종사자를 대상으로 지난달 10~20일 전화설문 조사를 한 결과다.

정부는 고용보험 적용 대상에 특고 종사자를 포함하는 고용보험법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한 상태다. 현행 산재보험 적용 대상인 보험설계사, 학습지 교사 등 14개 직종이 우선 적용 대상이 될 전망이다.

설문조사에 따르면 85.2%는 고용보험 가입을 희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학습지 교사가 92.4%로 가장 높았고, 대여제품 방문점검원(92.1%), 신용카드 회원 모집인(89.9%), 방문교사(89.1%), 대출 모집인(87.9%) 등이 뒤를 이었다. 이에 비해 골프장 캐디(68.3%), 화물차 운전사(79.0%), 택배기사(79.8%) 등은 가입 희망 비율이 상대적으로 낮았다.

소득 수준별로는 월 200만∼300만원을 버는 종사자 중 87.2%가 가입을 희망해 가장 높았고, 월 400만원 이상(80.6%)은 가장 낮았다.

보험료는 어떻게 분담하는 것이 좋겠느냐는 질문에는 87.3%가 ‘사업주와 5 대 5 분담’이라고 답했다. 임금 근로자와 같은 방식이다. ‘종사자가 일정 비율 더 많이 부담’은 7.1%, ‘종사자가 전액 부담’은 5.6%였다. 적정 보험료 수준에 대해서는 절반가량(49.9%)이 월 소득의 0.6%를 희망했고, 41.9%는 임금 근로자와 같은 0.8%를 선택했다.

하지만 이번 고용부 조사 결과는 앞서 경제단체들이 조사한 결과와는 차이가 크다. 전국경제인연합회 산하 한국경제연구원은 지난 9월 특고 종사자의 62.8%가 고용보험 일괄 적용에 반대한다는 내용의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고용보험 의무 가입이 사업주 부담을 증가시켜 일자리가 위협받을 것이라는 응답도 68.4%였다.

지난달에는 대한상공회의소가 특고 관련 기업 151곳을 조사해 특고 사업주의 88%가 고용보험 의무가입에 반대한다고 발표했다.

조사 주체에 따라 특고 종사자의 고용보험 적용을 놓고 찬성과 반대 의견이 전혀 다르게 나타난 것이다. 향후 법 개정 논의 과정에서 각 주체의 조사 신뢰성을 놓고 논란이 예상되는 대목이다.

백승현 기자 arg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