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X조선해양, 노사정 상생 통해 정상화 해법 모색
STX조선해양 사태의 정상화를 위해 노·사와 경상남도, 창원시 4자가 상생협약을 체결했다.

STX조선해양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조선업 불황이 장기간 이어져 경영에 어려움을 겪어왔다. 2014년에는 상장이 폐지됐고, 2016년에는 법정관리에 들어갔다. 이후에도 채권단 주도의 구조조정 과정에서 자산매각과 기술개발 등 강도 높은 자구책을 마련하고, 2년간 순환 무급휴직 등을 통한 경영정상화를 모색해왔다. 최근에는 코로나19의 여파가 더해져 희망퇴직도 실시했다. STX 노조는 무급휴직의 유급전환을 촉구하며 6월부터 파업을 진행했고, 지난 8일부터는 이장섭 노조 지회장이 단식농성을 벌여왔다.

23일 오후 경남도청 도정회의실에서 진행된 협약을 통해 STX조선해양 노사와 경남도, 창원시는 ▲회사의 신속한 투자유치 추진과 고용유지 노력 ▲투자유치나 매각 등 경영정상화에 대한 노조의 협력 ▲경남도와 창원시의 고용유지 ▲투자유치 지원 및 임시고용 등 생계지원대책 마련 등을 약속했다.

협약식에는 김경수 도지사, 허성무 창원시장, STX조선해양 장윤근 대표이사, 이장섭 전국금속노동조합 경남지부 STX조선지회장 등 체결 당사자와 류조환 민주노총 경남본부장, 홍지욱 금속노조 경남지부장, 하원오 조선소살리기 경남대책위의장 등이 참석했다.

경남도는 STX의 경영정상화를 위해 노동계, 지역상공계, 시민단체, 지방정부 등이 참여하는 ‘경남 조선산업 발전을 위한 민관협의회’를 운영하며 지역사회의 지혜를 모으는 한편, 산업통상자원부와 산업은행 등 중앙정부와 협의해 지원을 이끌어내기 위해 다각적 노력을 기울였다.

김경수 지사는 지난 17일 농성장을 방문해 “도민들의 일자리를 지키는 것은 도지사로서도 가장 중요한 일”이라며 “정상화 대책의 가닥을 잡기까지 올 여름을 넘기지 않겠다”고 말했다. 김 지사는 협약 전날(22일) 오후 병원에 입원 중인 이장섭 지회장을 대신해 류조환 민주노총 경남본부장과 홍지욱 금속노조 경남지부장 등을 만나 상생 협약 체결을 설득했다.

김 지사는 STX 사태 해법에 대해 “첫 번째로 투자유치든 매각이든 조속한 정상화가 필요하다”며 “현재 중앙부처와 산업은행, 사측과 경남도가 함께 노력 중인데, 빠른 시일 내에 해법을 만들어내겠다는 약속을 다시 한 번 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두 번째로는 노동자들의 고용이 최대한 유지될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하겠다”며 “마지막으로는 STX조선의 해법을 찾더라도 근본적으로는 대한민국 중형조선소를 살리기 위한 새로운 해법이 필요한데, 중앙정부와 함께 대책을 만들어가겠다”고 덧붙였다.

김 지사는 “노사정이 상생하고 협력하면 새로운 활로가 열린다는 것을 지난 성동조선 사례에서 함께 만든 적이 있다”며 “오늘 협약이 STX가 우리 지역경제의 든든한 버팀목으로 활력을 되찾을 수 있도록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전했다. 창원=김해연 기자 hay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