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은행들이 올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난처해하고 있다. 기준금리 인하로 수익성이 줄어드는 와중에 코로나19로 어려워진 가계와 기업에 금융지원을 늘리라는 정부 정책에 따라야 하기 때문이다. 한국경제신문은 코로나19 위기에 처해있는 신한 국민 하나 우리 농협은행장에게 서면으로 하반기 경영계획을 물었다.
손병환 농협은행장 "비대면 사용자 경험 높일 것…마이데이터 준비 박차"

손병환 농협은행장(사진)은 "비대면 금융시대에 발맞춰 사용자 경험을 획기적으로 개선하는 여러 방안을 고심 중"이라며 "디지털 금융 경쟁력 확보, 글로벌 사업 확대, 자산관리 강화 등 세 갈래의 본원적 경쟁력 강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다음은 손 행장의 답변.

▷하반기 경영 계획을 간단히 설명해주신다면.

"큰 틀에서의 변화는 없습니다. 올해 전략적 목표인 '고객중심 디지털 휴먼뱅크로 대전환' 기조를 유지할 예정입니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실물경제 부진, 대출자산 건전성 등 경영여건이 악화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다양한 시나리오를 설정하고 관리목표를 수립해 대응 중에 있습니다.

경기침체가 지속될수록 연체율이 상승하고 대손비용이 증가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2020년 경제성장률 하향 전망을 반영한 대손충당금 적립을 계획 중입니다. 이렇게 되면 올해 경영실적은 작년보다 다소 나빠질 것으로 예상합니다."

▷코로나19 소상공인 대출로 여신이 크게 늘었습니다. 리스크 관리 대책은 어떻게 준비 중입니까.

"고위험 및 취약자산에 대한 모니터링과 우량여신 중심의 선별적인 포트폴리오 관리를 추진 중입니다. 코로나19 관련 정책상품은 예외 취급 대상으로 분류해 일시적인 어려움을 겪는 기업에 대한 신속하고, 적극적인 금융지원을 계속할 예정입니다."

▷코로나 사태 이후 비대면 금융이 더욱 가속화하고 있습니다. 관련 상품과 서비스 개발은 어떻게 진행하고 있습니까.

"농협은행은 비대면 금융부문에서 정교하게 상품 라인업을 구축하고, 소비자 친화적인 서비스를 마련 중에 있습니다. 사용자 경험 개선을 최우선으로 놓고 있습니다.

농협은행은 금융거래 이력이 부족한 사회 초년생 등을 위한 'NH씬파일러대출', 복잡한 서류 절차 없이 통신정보를 활용한 '올원비상금대출', 매일 소액 투자를 통해 목돈마련을 도와주는 'NH올원 5늘도 적금'을 출시했습니다. 조만간 '간편결제 실적'에 따라 금리우대 혜택을 제공하는 디지털전용 입출식 예금 상품을 새로 출시할 예정입니다.

소비자별 최적 대출한도와 금리를 산출 후 상품을 자동으로 추천하며, 대출이 불가한 고객에게는 대안 상품을 제시해주는 프로세스 도입도 추진 중입니다."

▷순이자마진(NIM)의 하락으로 은행업의 본질이 바뀌어한다는 지적이 많습니다. 한국의 은행업은 미래는 어떠해야한다고 보십니까.

"NIM 하락으로 수익성이 하락하면서 신성장 동력 확보가 중요해졌습니다. 디지털 금융 경쟁력 확보, 글로벌 사업 확대, 자산관리 강화 등 세 갈래 방안을 추진 중입니다.

오픈뱅킹 서비스가 핀테크 기업까지 확대 시행되면서 경쟁이 더욱 치열해졌습니다. 농협은행 올원뱅크센터 셀 조직을 별도로 운영해 '올원뱅크'와 'NH스마트뱅킹 원업' 등 디지털 플랫폼을 고도화하는 작업을 추진 중입니다.

한국의 저성장이 고착화할 가능성이 커지면서 해외 수익을 창출할 기반을 마련해야하는 필요성도 올라갔습니다. 국가별 특성을 반영해 맞춤형 사업전략을 세우고, 범농협 시너지를 적극 활용해 글로벌 사업을 단계적으로 확장할 예정입니다. 글로벌 투자금융(GIB)의 경쟁력도 높여갈 예정입니다."

▷본격적인 '제로금리' 시대가 눈앞에 온 가운데, 은행에 고객을 끌어들이기 위한 방안은 무엇입니까.

"금융소비자들이 주거래은행, 가까운 은행 등에 의존하던 기존 금융 행태에서 벗어나, 보다 나은 혜택과 서비스의 금융상품을 찾아 적극적으로 은행을 옮겨 다니는 행태를 보일 것으로 생각합니다. 이런 소비자를 이른바 '금리 노마드족'이라고 일컫기도 합니다. 이에 맞춘 새로운 금융상품과 서비스가 필요합니다.

농협은행은 기존 입출식 통장과 차별화한 특화 상품, 젊은 세대를 겨냥한 NH1934 우대통장을 출시했습니다. 하나의 앱에서 가스비, 통신료 납부 통장을 손쉽게 바꾸는 계좌 이동제가 지난 5월 시행되면서 이와 연계된 전략상품도 내놓을 예정입니다."

▷라임사태 이후 사모펀드 및 은행의 자산관리(WM)에 대한 신뢰도가 떨어졌습니다. 향후 WM시장 전망과 전략은 어떻게 세우고 있습니까.

"해외금리 연계 파생결합펀드(DLF) 사태와 라임사태로 소비자 신뢰도가 떨어졌고, 코로나19 대유행으로 금융시장 변동성이 지속되고 있습니다. 소비자가 영업점 방문을 꺼리면서 하반기 WM시장도 전망이 밝지 않습니다. 그러나 저금리 시대 진입으로 상대적인 고수익을 추구하는 소비자의 관심은 여전히 존재합니다. 비대면 자산관리와 투자상담 등 비대면 금융 서비스에 대한 수요도 확대하고 있습니다.

농협은행은 소비자 신뢰회복을 위해 ‘고객중심, 고객지향적 자산관리’를 지향하며, 철저히 소비자 관점에서 수익을 분석하고 체계적 리스크관리를 하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재무목표와 투자성향을 고려한 중위험·중수익 추구형 포트폴리오를 추천하고, 위험 회피 전략도 적절히 제시하고 있습니다. 비대면 금융 트렌드에 발맞춰 빅데이터 기반 고객 재무상태 분석과 최적 자산관리서비스를 제공하는 개인자산관리서비스(PFM)를 개발하고 있으며, 올해 일부 서비스를 오픈하고 내년도에는 전면 상용화할 예정입니다."

▷네이버(파이낸셜)과 카카오(페이) 등 빅테크 기업의 금융업 진출이 점차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빅테크 기업과의 경쟁은 어떤 양상으로 펼쳐질 것으로 보십니까.

"코로나19로 저금리, 저성장 기조가 장기화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전통적 은행산업의 본질적 수익력은 더욱 악화될 것이며 비대면·디지털 혁신 가속화는 자금중개자로서 은행의 역할을 축소시킬 것입니다.

금융혁신을 위한 규제 개혁과 디지털 기술 발전은 금융업을 선점하기 위한 빅테크 기업과 기존 금융회사 간 경쟁을 더욱 심화시킬 것입니다. 결국 디지털 기술과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로 급변하는 시장 환경과 고객 선호도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하고, 혁신을 주도하는 기업만이 살아남을 것으로 전망됩니다.

이에 대응해 농협은행은 디지털 전환에 더욱 속도를 낼 계획입니다. 수익 감소가 예상되는 만큼 디지털 기술 활용으로 비효율성을 줄이고, 생산성을 높이는 것도 중요합니다. 핀테크 기업을 직접 인수하거나 다른 업종과 적극적인 협업도 필요합니다."

▷마이데이터 사업(본인신용정보관리업)에 대한 준비는 어떻게 진행 중입니까.

"단기와 중장기 계획을 구분해 체계적으로 마이데이터 사업에 접근하고 있습니다. 7월 중 올원뱅크 내 '내 금융생활지원 서비스'를 내놓고, 8월에는 차량 데이터 연계 '내차 관리 서비스'와 공공데이터 연계 '정부지원금 추천서비스'를 차례로 오픈할 계획입니다. 연말에는 생활밀착형 개인종합자산관리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입니다.

최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주관 '2020년도 마이데이터 실증서비스 지원사업'에 농협 컨소시엄이 사업자로 선정됐습니다. 개인 스마트폰의 개인정보저장소에서 데이터를 수집·관리하고, 기업에 공유할 수 있는 개방형 플랫폼 구축할 예정입니다.

농협은행은 은행권 오픈API(응용프로그램 인터페이스)를 선도하고 있습니다. 데이터 오픈 정책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계획입니다. 다양한 핀테크 기업을 대상으로 맞춤형 API를 제공하고 이용을 활성화하여 핀테크, 타업종 기업과 상생할 수 있는 데이터 생태계를 조성해나갈 예정입니다. 지난 2월에는 뱅크샐러드와 데이터 협력 양해각서(MOU)를 체결했습니다. 지난 5월에는 토스, 카카오페이 등 핀테크 기업과 하이브리드 간편결제 서비스도 만들었습니다.

농협은행은 7월 1일부로 데이터사업부를 출범했습니다. 전행적인 데이터 전략을 수립하고, 데이터 기반 경영관리 및 마케팅 등 데이터를 활용한 역량을 강화해나가기 위한 전략입니다."

▷코로나19로 각국의 국경이 막힌 가운데, 글로벌 전략은 어떻게 세워놓고 있습니까.

"농협은행은 글로벌 역량 강화를 위해 사업목적 및 진출국 특성에 따라 '아시아벨트' '선진금융시장' '차세대 미래시장'으로 구분하는 맞춤형 사업전략을 실행하고 있습니다. 선진금융시장은 글로벌 IB 사업, 차세대 미래시장은 인수합병(M&A) 기회를 모색하는 두 갈래 전략을 마련했습니다.

글로벌 후발주자로서 네트워크를 본격적으로 확장하기 위해 내년까지 인도 뉴델리사무소, 중국 북경사무소, 베트남 호치민사무소의 지점 전환을 추진 중에 있습니다. 홍콩 및 호주 시드니지점 개설, 미얀마 사무소 개설 등 6개국 인가를 획득하기 위한 프로젝트를 추진 중입니다. 최근에는 미얀마 사무소 개설의 인가를 획득했습니다.

코로나19 사태로 진출 예정국의 출장이 제한되고, 해당국가 금융당국의 재택근무 실시로 면담이 제한되고 있습니다. 내부역량을 집중하고 진출 예정 국가의 금융당국과 지속적 피드백을 주고 받으며 글로벌 네트워크 확대를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김대훈 기자 daep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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