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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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급전이 필요한 기업과 개인이 저축은행으로 몰렸다. 4월 한 달간 저축은행 여신 잔액은 1조원이나 늘었다.

12일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4월 말 기준 국내 저축은행의 여신 총잔액은 68조2792억원이었다. 3월 말(67조658억원)과 비교하면 한 달 새 국내 기업과 개인이 저축은행에서 빌린 돈은 1조2134억원 증가했다.

올해 4월 저축은행 대출이 큰 폭으로 증가한 데에는 코로나19 영향이 컸다. 특히, 업계 1위인 SBI저축은행은 4월 한 달에 신규대출을 4000억원이나 유치했다. 보통 2~3월 중소기업 중심으로 대출 문의가 많았지만,올해는 4월 문의가 급증했다. 중소기업 직원과 자영업자 고객이 많은 개인 중금리대출도 이 시기 크게 증가했다.

투자자들이 저축은행에 자금을 많이 맡긴 것도 반대로 대출이 증가하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올해 4월 말 현재 저축은행 수신 잔액은 68조1534억원으로 전달보다 1조4016억원 급증했다. 한국은행의 금리 인하로, 시중은행 금리가 떨어지자 상대적으로 금리가 높은 저축은행으로 돈이 몰린 것이다. 이에 저축은행들은 예대율(예수금 대비 대출금 비율)을 맞추기 위해 개인신용대출을 많이 풀었다.

2015년 1월 이후 저축은행 총여신의 전월 대비 증가액이 1조원을 돌파한 것은 2018년 1월 이후 올해 4월이 처음이다. 2018년 1월은 여신금융기관이 대출자에게 받을 수 있는 법정 최고금리가 연 27.9%에서 24.0%로 낮아지기 전 마지막 달로, 저축은행이 마지막으로 고금리 대출을 적극적으로 유치한 시기다.

저축은행 여신 총잔액은 2010년 5월 65조7451억원까지 늘었다가 2011년 대규모 저축은행 부실 사태를 맞으면서 급격하게 하락했다.

2011년 5월에 61조7707억원을 기록한 후 2014년에는 30조원을 하회했다. 이후 신뢰를 회복하면서 작년 4월 다시 60조원을 돌파했다.

저축은행 여신은 이후 올해 4월까지 1년간 매월 전달보다 수천억원씩 늘면서 1년 만에 잔액 규모가 8조원 넘게 증가했다. 이 속도라면 올해 안에 70조원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경닷컴 뉴스룸 o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