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관리 농어촌공사·허가 내준 나주시에 농민들 원성
농민 울린 태양광 공사…용수관로 파손 '모내기 비상'

전남 나주에서 태양광 발전 시설을 건설하던 업자가 농업용 용수관로를 파손, 말썽이 되고 있다.

본격적인 모내기 철을 앞둔 농민들이 물 부족을 우려하는 등 반발하고 있다.

관로가 수개월 전에 파손됐는데도 관리해야 할 농어촌공사나 지자체가 손을 놓고 있었다는 비판도 나온다.

22일 나주시와 농민 등에 따르면 동강면에서 태양광 발전시설 터 닦기 조성공사를 하던 업자가 땅속에 묻혀있던 직경 800mm 콘크리트 용수관로를 건드려 파손했다.

농민들은 이 업체가 지난해 10월부터 이 일대 1만4천여㎡에서 태양광 발전시설 기반 공사를 하면서 부주의로 관로를 건드린 것으로 보고 있다.

문제는 최근 논물을 가두기 위해 양수장에서 물을 보내면서 금이 간 관로가 수압을 견디지 못하고 물이 쏟아져 나왔다.

농어촌공사 나주지사는 "모내기 철을 맞아 15일 동강 양수장을 시험 가동했다"며 "18일 농가의 보수 요청을 받고 다음 날 곧바로 응급복구를 했다고 밝혔다.

농민 울린 태양광 공사…용수관로 파손 '모내기 비상'

태양광 건설허가를 내 준 나주시는 "주민들의 신고가 있기 전까지 이 사실을 전혀 몰랐다"고 해명했다.

나주시는 건설 허가 조건에 굴착 깊이를 제한하는 등 관로 파손에 유의할 것을 제시했는데 업체가 지키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특히 관로를 관리하는 농어촌공사는 지난해 10월 말 관로 파손 사고를 확인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농어촌공사는 "작년에 문제를 인지하고 3곳을 보수했다"며 "이번 파손 부위는 외관상 문제가 없다가 통수 과정에서 파손됐다"고 주장했다.

건설업체가 기반조성 공사를 하면서 흘러내린 흙이 인접 논의 배수로를 막는 등 또 다른 피해도 나고 있다고 농민들은 주장한다.

농민들은 논에 가둘 물이 부족하자 급하게 개별 양수기를 동원, 물을 대고 있다.

농민 김종우(65) 씨는 "응급복구를 했다고 해도 평소의 절반 정도밖에 물이 내려오지 않고 있다"며 "적정 시기에 모내기를 못 하게 되면 모가 웃자라 큰 낭패를 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사고가 난 용수관로를 이용해 농사를 짓는 농가만 30여가구에 이르고 몽리면적은 26만여㎡에 달한다.

한국농어촌공사 나주지사 관계자는 "급수기로 지속적으로 물을 공급하고 보수부위를 점검, 용수 부족이 발생하지 않도록 대처하고 있다"며 "영농기 이후 항구 복구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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