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갑 고용노동부 장관이 16일 오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코로나19 대응 관광, 공연업 등 특별고용지원 업종 지정 고시 제정 및 콜센터 감염병 예방 대책과 관련한 브리핑을 하고 있다. 2020.3.16 [사진=연합뉴스]
이재갑 고용노동부 장관이 16일 오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코로나19 대응 관광, 공연업 등 특별고용지원 업종 지정 고시 제정 및 콜센터 감염병 예방 대책과 관련한 브리핑을 하고 있다. 2020.3.16 [사진=연합뉴스]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가 경제 전반을 덮치면서 내년도 최저임금 결정 과정에서의 경영계, 노동계 간 갈등이 확실시되고 있다.

28일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이재갑 장관은 오는 30~31일 최저임금위원회에 내년도 최저임금 심의를 요청할 계획이다. 현행 최저임금법 시행령은 노동부 장관이 매년 3월 31일까지 최저임금 심의를 요청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심의 요청을 받은 최저임금위원회는 먼저 위원 구성부터 시작한다. 공익위원과 사용자 위원은 작년과 그대로 가지만 근로자 위원 중 일부는 교체될 예정이다. 한국노총의 경우 지난 1월 김동명 위원장이 새로 당선되면서 최임위 근로자위원 두 자리를 교체하게 된다. 민주노총도 일부 바뀔 예정이다.

올해 적용 중인 최저임금은 시급 기준 8590원으로, 작년보다 2.9% 올랐다.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가 한창이던 1998년(2.7%)과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10년(2.8%)에 이어 역대 세 번째로 낮은 인상률이다.

내년도 최저임금 심의는 코로나19라는 예상치 못했던 변수의 영향을 강하게 받을 전망이다.

최저임금 1만원의 조속한 실현을 요구해온 노동계는 올해 최저임금 인상률이 낮았다는 점을 이유로 내년도 최저임금의 대폭 인상을 요구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코로나19 사태로 쉽지 않을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경영계는 코로나19 사태로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의 임금 지급 능력이 급격히 약해졌다는 점을 내세워 최저임금 동결 등을 요구하며 공세를 펼칠 것으로 보인다.

일부 국제신용평가사가 한국의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마이너스로 내놓는 등 코로나19 사태로 경기 전망이 어두워져 최저임금 대폭 인상론이 힘을 받기는 어려운 상황이 됐다.

그러나 코로나19 사태로 저임금 노동자의 생계 부담도 커진 만큼, 경영계 요구만 따를 경우 코로나19 사태의 고통을 저임금 노동자에게 전가하는 결과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아직까진 경영계 요구대로 최저임금이 동결 또는 깎이거나 업종·규모별 구분적용된 전례가 없다. 올해 경제성장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하더라도 사실상 동결이라는 평가가 나올 수준에서 합의가 이뤄질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이에 따라 최저임금위원회는 노사 양측의 치열한 밀고 당기기 속에 어느 해보다 어려운 결정을 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강경주 한경닷컴 기자 quraso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