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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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밤 미국 증시 폭락에도 한국 증시가 선방하고 있다. 국내 증시가 그동안 미국보다 먼저 가파른 하락을 겪어서다. 다만 시장 접근법에 대한 전문가들의 의견은 엇갈리고 있다.

10일 오전 10시57분 현재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0.15포인트(0.01%) 상승한 1954.92에 거래되고 있다. 코스닥지수는 1.75포인트(0.32%) 내린 612.66을 기록 중이다.

앞서 미국 증시의 급락에 국내 증시는 선방 중이다. 9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7.79%,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7.60%, 나스닥 종합지수는 7.29% 폭락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투자전략팀장은 "그동안 국내 증시는 선 조정을 거쳤기 때문에 미국 증시에 비해 상대적으로 선방하는 것"이라며 "또 한국의 경우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영향이 정점을 통과한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했다.

전문가들은 국내 증시가 매력적인 구간에 진입한 데다 반등 가능성도 있다고 봤다.

이경민 팀장은 "코스피의 2019년 기준 주가순자산비율(PBR)이 0.79배로, 0.8배가 깨진 상황"이라며 "1900~1950선은 (매수하기에) 충분히 매력적인 구간"이라고 했다.

서상영 키움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이번주 코스피는 주 초반 불안한 모습을 보이다, 주 후반 반등할 가능성이 있다"며 "다만 코로나19 여파로 2100선은 넘지 못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가격매력에도 주식 매수 시기에 대해서는 의견이 대립했다. 코로나19에 대한 불확실성 때문이다.

이 팀장은 "코로나19와 유가폭락에 대한 정책적인 대응이 강해지고 있는 만큼 매도보다는 분할 매수, 점진적 비중 확대 전략이 유효하다"고 말했다. 서 팀장도 "큰 폭의 하락에 따른 반발 매수 유입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어 저가 매수도 괜찮다"고 판단했다.

반면 고태봉 하이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국내 증시는 당분간 기간조정(주가가 일정 기간동안 부진한 흐름을 보이는 장세)을 겪을 것"이라며 "섣불리 매수에 접근하기 보다는 코로나19 사태와 국제유가의 추이를 지켜봐야할 것"이라고 했다.

고 센터장은 "기존의 전망과 상황이 달라졌다"며 "코로나19 사태가 한국의 1분기 경제성장률이 부정적이라고 봤지만, 미국 및 유럽 확산으로 2분기까지 여파가 미칠 가능성이 커졌다"고 말했다.

미국과 유럽은 코로나19의 본격적인 확산이 이제 시작되고 있어, 중국과 한국처럼 정점을 통과하는 데 두 달 정도의 시간이 필요할 것이란 판단이다. 이는 2분기까지 세계 및 한국 경제에 영향를 줄 수 있다.

이어 "현재는 코스피지수의 지지선을 예측하기 힘들다"며 "코로나19가 기업이익을 얼마나 훼손할지 알 수 없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송렬/차은지 한경닷컴 기자 yisr020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