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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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와 관련해 한국과 중국은 정점을 찍은 것이 아니냐는 생각이 있습니다. 간밤 미국 증시 폭락에도 오늘 한국이 선방하는 이유입니다. 또 무엇보다 한국 증시는 오른 게 없습니다."

고태봉 하이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10일 한국 증시가 당분간 기간조정에 들어갈 것이란 전망을 내놨다. 기간조정이란 주가가 단기급락하는 가격조정과 달리 일정 기간동안 부진한 흐름을 보이는 장세를 말한다.

고 센터장은 "기존의 전망과 상황이 달라졌다"며 "코로나19 사태가 한국의 1분기 경제성장률이 부정적이라고 봤지만, 미국 및 유럽 확산으로 2분기까지 여파가 미칠 가능성이 커졌다"고 말했다. 미국과 유럽은 코로나19의 본격적인 확산이 이제 시작되고 있어, 중국과 한국처럼 정점을 통과하는 데 두 달 정도의 시간이 필요할 것이란 판단이다. 이는 2분기까지 세계 경제에 영향를 줄 수 있다.

또 국제유가의 폭락으로 고위험(하이일드) 회사채 문제가 부각됐다. 그는 "미 셰일가스 기업들의 부채는 100조에 달한다"며 "이들이 국제유가 급락으로 도산하면, 이들에게 돈을 빌려준 은행권 등 상황이 심각해질 수 있다"고 했다.

과거 저금리 상황에서는 돈을 빌리기 쉬워 아무도 부채 문제를 얘기하지 않았지만 코로나19로 인한 경기침체, 이에 따른 자금조달 우려로 상황이 악화될 수 있다고 봤다.

고 센터장은 "한국 증시는 당분간 기간조정을 겪을 것"이라며 "섣불리 매수 접근을 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코로나19 및 국제유가의 추이를 지켜봐야 한다는 것이다.

이어 "현재는 코스피지수의 지지선을 예측하기 힘들다"며 "코로나19가 기업이익을 얼마나 훼손할지 알 수 없기 때문"이라고 했다.

한민수 한경닷컴 기자 hm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