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 단체 "대시민 사기극 사과하고 김한근 시장 사퇴하라"

강원 강릉시가 메이저 영화 제작사 등의 지적 재산권을 활용해 글로벌 테마파크를 조성하기로 한 사업이 사면초가 위기에 놓였다.

마블 사용권 협의 없이 추진한 강릉 테마파크 사면초가 위기
강릉시민행동은 11일 오후 강릉시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김한근 강릉시장의 마블 슈퍼히어로 파크 조성 발표는 8조원대 대시민 사기극이었다"며 "이 사기극은 강릉시와 김 시장이 직접 시행사라고 이야기한 히어로시티와 공모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누가 보더라도 강릉시와 김 시장은 지금까지 시민과 언론을 속여왔다"면서 "시와 시장이 시민을 속인 것은 어떠한 이유로도 용납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강릉시는 대시민 사과와 함께 마블 슈퍼히어로 파크 조성 사업을 즉각 중단하고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며 "사업을 추진하는 관련 부서를 폐지하고, 히어로시티에 대한 법적 책임을 반드시 물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아울러 "시민을 속인 김 시장은 즉각 시장에서 물러나야 한다"고 요구했다.

앞서 김복자 강릉시의원도 지난 7일 열린 281회 임시회에서 "강릉시가 올림픽 2단계 특구 지정을 위한 경포 북부지구에 추진하는 마블 슈퍼히어로 파크 조성 계획을 전면 중단하고 재검토할 것을 요구한다"며 "김 시장은 더 시민들을 우롱하는 처사를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마블 사용권 협의 없이 추진한 강릉 테마파크 사면초가 위기
김 시장은 지난해 5월 21일 강릉시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지난 17일 미국 LA 베벌리힐스 포시즌스 호텔에서 레거시 엔터테인먼트, 히어로시티, 국내 금융사 등 5개 곳이 참여하는 슈퍼히어로 파크 조성에 관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이와 함께 "마블 슈퍼파크 사용권과 마블 익스피리언스 사용권을 가진 히어로벤처스와 조만간 업무협약을 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마블 익스피리언스(TMX)의 한국 독점사업권을 갖고 있다고 밝힌 킹베어필름은 강릉시와 어떠한 형태의 협의를 한 적이 없다고 반박하면서 강릉시는 마블 사용권조차 협의하지 않고 사업을 추진했던 사실이 최근 드러났다.

시는 기자회견 이틀 뒤 미국 히어로벤처스 본사로부터 마블 상표 등을 사용하지 말라는 항의를 받고 마블 사용을 위한 협상이나 승인이 없었다는 사과 공문을 보냈던 사실도 10개월 가까이 숨겨왔다.

또 지난해 9월에는 이 사업을 추진할 균형발전과를 신설했다.

시행사로 알려진 히어로시티 측은 이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사업을 계속 진행하겠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히어로시티는 "2018년부터 해당 사업을 위해서 공식 협상을 진행해왔지만, 최종 계약서 서명하기 전까지 그 어떤 내용도 외부로 발설할 수 없다"며 "따라서 전혀 협의되지 않았다고 주장하는 부분은 전혀 사실과 다르다"고 주장했다.

앞서 김 시장은 7일 기자회견을 하는 자리에서도 "신종코로나 상황이 엄중하다", "올림픽 특구 2단계 사업을 위해 농림부 장관을 만나러 가겠다"는 등의 다른 이야기를 하며 급히 자리를 떠 눈총을 받았다.

마블 사용권 협의 없이 추진한 강릉 테마파크 사면초가 위기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