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시행 앞두고 간담회…"법 제대로 작동하는지 살펴볼 것"
이재갑 노동, 삼성전자 등 대기업 임원 만나 '김용균법' 설명
이재갑 고용노동부 장관이 3일 삼성전자를 포함한 주요 대기업의 임원들을 만나 '김용균법'으로 불리는 개정 산업안전보건법(산안법)의 주요 내용을 설명했다.

노동부에 따르면 이 장관은 이날 오전 서울의 한 식당에서 7개 제조업 분야 대기업 임원들과 개정 산안법을 주제로 간담회를 했다.

이 자리에는 이 장관과 노동부 주요 간부, 삼성전자, 삼성디스플레이, 현대제철, LG디스플레이, SK하이닉스, 포스코, LG화학 등의 임원들이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 박영만 노동부 산재예방보상정책국장은 16일 시행에 들어가는 개정 산안법의 주요 내용을 설명했다.

2018년 12월 충남 태안 화력발전소 하청 노동자 고(故) 김용균 씨의 사망 사고를 계기로 전면 개정된 산안법은 무분별한 '위험의 외주화'를 막기 위해 하청 노동자의 산업재해에 대한 원청 사업주의 책임을 강화했다.

또 원청 사업주가 안전 책임을 져야 할 범위를 원청 사업장 전체와 사업장 밖 대통령령이 정하는 장소로 확대했다.

도금과 수은·납·카드뮴 가공 등 위험 작업은 사내 하도급을 원칙적으로 금지했다.

이 장관은 원청이 하청 노동자도 보호해야 한다는 사회적 분위기에 부응해달라고 요청하고 "개정법이 현장에서 제대로 작동하는지 살펴보겠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나라는 2018년까지 매년 1천명에 가까운 노동자가 산업재해로 사망하고 있었으며 이로 인한 경제적 손실은 18조원에 달한다"고 지적했다.

또 "기업이 대내외적으로 어려운 상황이지만, 이번 산안법 개정이 산재 감소로 이어져 경쟁력이 강화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 장관은 간담회에 참석한 대기업 임원들의 의견도 청취했다.

한 임원은 산재 발생으로 사업장에 내려진 작업중지 명령을 해제해달라고 신청하면 이를 심의할 위원회가 열리는 데 4일이나 걸릴 수 있다며 개선을 요구했다.

기업이 긴급한 작업의 도급 승인을 신청할 경우 노동부가 빠른 조치를 해줘야 한다는 건의도 나왔다.

이에 대해 노동부는 긴급한 작업에 대해서는 안전보건평가를 생략하는 등 승인 절차를 간소화해 최단 시간에 승인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는 입장을 내놨다.

이 장관은 "앞으로 법을 운용하는 과정에서도 현장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 제도 개선에 반영하는 등 도급 제도를 합리적으로 운영해 현장의 혼란 없이 최단 시간에 안착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재갑 노동, 삼성전자 등 대기업 임원 만나 '김용균법' 설명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