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NH농협생명)
(사진=NH농협생명)
NH농협생명이 야심차게 내놓은 인공지능(AI) 기반 챗봇 서비스 '코리봇'이 약 4개월 만에 중단됐다. 웹 접근성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서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농협생명은 인터넷 홈페이지에서 선보이던 챗봇 서비스를 지난 20일부터 중단했다.

'채팅하는 로봇'이라는 뜻인 챗봇은 사람과 문자 대화를 통해 질문에 맞는 답이나 정보를 제공한다. 하루 24시간 내내 상담서비스가 가능해, 고객 문의에 대한 신속 대응을 위해 금융권이 앞다퉈 도입했다.

농협생명은 지난 7월 이 회사 캐릭터인 '코리'와 챗봇의 합성어인 '코리봇' 서비스를 출시해 보험상품 추천, 보험료 납입, 보험 계약정보(주소 휴대전화번호 등) 변경방법, 사고 접수방법 등을 제공했다. 업계 내에서는 이례적으로 홈페이지와 모바일 앱 모두에서 챗봇 서비스를 선보여 주목받았다. 그러나 출시 4개월 만에 홈페이지 챗봇 서비스는 중단됐다.

인터넷 홈페이지용 코리봇의 경우 시각 장애인이 이용하기에 어려움이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시각장애인의 웹 접근성을 보장하기 위해서는 큰 활자로 확대된 문서, 인쇄물 음성변환출력기 등 또는 이에 상응하는 수단을 갖춰야 하지만 농협생명은 이러한 부분이 부족했다.

장애인차별금지법의 단계적 적용에 따라 2013년 4월 11일 이후 모든 공공기관과 법인의 웹 사이트에서는 웹 접근성 준수가 의무화됐다. 웹 접근성을 지적받은 공공기관이나 법인은 수정권고를 받게 되며, 권고 이후에도 개선 되지 않으면 최대 3000만원까지 과태료를 낼 수 있다.

농협생명 관계자는 "인터넷 홈페이지용 챗봇이 웹 접근성 심사에서 지적을 받아 서비스를 일시적으로 중단했다"며 "서비스 고도화를 통해 내년 1분기에 인터넷 홈페이지용 챗봇을 다시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생보업계에서는 삼성생명 교보생명 라이나생명 등이 챗봇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 하지만 이들은 인터넷 홈페이지 대신 모바일 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메신저인 카카오톡을 통해서만 챗봇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인터넷 홈페이지보다는 모바일을 통한 고객 접근성이 더 뛰어나 웹 버전용 챗봇의 실효성이 낮다는 판단 때문이다. 특히 카카오톡 플랫폼을 이용할 경우에는 챗봇 개발이 용이하다는 장점이 있어 중소형 보험사에게 강력한 대안으로 자리잡고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챗봇은 인터넷 홈페이지보다는 모바일을 통한 유입이 월등히 많다"며 "대부분의 보험사들은 모바일에 집중하는 추세"라고 말했다.

차은지 한경닷컴 기자 chachacha@hankyung.com